“여기에서 나는 법칙을 발견합니다. 내가 좋은 것을 하기를 바라는데도 악이 바로 내 곁에 있다는 것입니다. 나의 내적 인간은 하느님의 법을 두고 기뻐합니다. 그러나 내 지체 안에는 다른 법이 있어 내 이성의 법과 대결하고 있음을 나는 봅니다. 그 다른 법이 나를 내 지체 안에 있는 죄의 법에 사로잡히게 합니다.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수 있습니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를 구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나 자신이 이성으로는 하느님의 법을 섬기지만, 육으로는 죄의 법을 섬깁니다.”(로마 7,21-25)
1. 겸덕은 은총을 받아들일 마음을 지니게 해주고, 기도는 성령께서 우리 안에 오실 수 있게 해줍니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가져다 줍니다.
ㄱ) 마음의 회개. 이 회개를 통해 사람은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갑니다. 이것은 죄에 대한 승리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영적으로 부활하는 것입니다.
ㄴ) 항구함. 올바른 길을 걷기 시작한 그리스도인은 죽을 때까지 빗나가지 않고 항구하게 앞으로 걸어갑니다. 혹시 불행히 죄에 빠지더라도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일어서고 반성하며, 올바른 길로 용기를 내어 걸어갑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과 우정을 나누며 다른 생명으로 건너갑니다.
ㄷ) 영웅적인 성덕. 이것은 영광의 제단에 올려진 성인들의 성덕을 말합니다. 그들은 비범한 수준으로 믿음과 희망, 사랑을 실천하였습니다. 그들은 범상치 않은 행위를 완수했기 때문입니다. 또는 평범한 덕행 속에서 사랑과 인내심으로 비범하게 열심히 수행했기 때문입니다.
ㄹ) 신비적인 성덕. 이것은 초자연적인 은혜, 곧 환시와 황홀경, 계시의 은혜를 입은 성인들의 성덕을 말합니다.
ㅁ) 특별한 성덕. 이것은 지극히 거룩한 마리아와 성 요셉, 세례자 성 요한의 성덕과 같은 것을 말합니다.
2. 무엇보다도 먼저 집중해야 할 것은 평범한 성덕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러한 삶에로 부르심 받았습니다. 이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한층 더 친밀하게 예수님과 일치해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은 지혜와 키가 커져 갔고, 은총도 더해갔습니다.
신분에 따른 일상의 의무 준수, 결점을 의지적으로 극복하려는 노력, 고유한 성소에 상응하는 행위, 열심한 기도와 자주 성사에 참여함 등은 훌륭한 수단들입니다.
훌륭한 그리스도인은 죄에 빠졌을 때 간절히 은총을 구하고, 은총을 받은 후에는 선행을 통해 은총을 증대시키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합니다. 그는 계속해서 하느님께 의탁하여 도움을 청하고, 어둠의 세력을 거슬러 싸웁니다. “우리의 전투 상대는 인간이 아니라, 권세와 권력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령들입니다. 그러므로 악한 날에 그들에게 대항할 수 있도록, 그리고 모든 채비를 마치고서 그들에게 맞설 수 있도록, 하느님의 무기로 완전한 무장을 갖추십시오. 그리하여 진리로 허리에 띠를 두르고 의로움의 갑옷을 입고 굳건히 서십시오.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위한 준비의 신을 신으십시오. 무엇보다도 믿음의 방패를 잡으십시오. 여러분은 악한 자가 쏘는 불화살을 그 방패로 막아서 끌 수 있을 것입니다.”(에페 6,12-16)
끝까지 유념해야 할 두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1) 주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시고 우리가 성인이 되기를 원하신다는 것과 2) 주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은총을 베푸셨기에 “원하는 사람은 성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181
3. 이 은총은 탁월한 보물이며, 영원합니다. 하늘나라는 귀한 진주를 찾아다니는 상인과 비슷합니다. 그러다가 아름다운 보물을 발견하여, 가진 것을 모두 팔아서 값을 치르고 그것을 삽니다.182 성인들은 모든 것을, 때로는 생명까지도 내어주고 구원을 얻고자 하였습니다.
성찰 – 나는 내 신분에 걸맞는 성덕에 이르기 위해 노력하는가? 나는 일상의 의무들을 존중하고 사랑하는가? 나는 이것들을 잘 실천하고 있는가? 나는 이러한 평범한 성덕을 추구하는가?
결심 – “원하는 사람은 성인이 될 수 있습니다.”라는 격언을 기억할 것. 모든 실망은 마귀의 유혹이다.
기도 – “나는 은총을 왕홀과 왕좌보다 더 좋아하고, 은총에 비기면 많은 재산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였으며, 값을 헤아릴 수 없는 보석도 은총과 견주지 않았다. 온 세상의 금도 은총과 마주하면 한 줌의 모래이고, 은도 은총 앞에서는 진흙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나는 은총을 건강이나 미모보다 더 사랑하고, 빛보다 은총을 얻기를 선호하였다. 은총에서 끊임없이 광채가 나오기 때문이다. 은총과 함께 좋은 것이 다 나에게 왔다.”183 주님, 제가 은총의 가치를 더욱 깊이 깨닫게 하시고, 한층 더 존중하며, 한층 더 추구하게 하소서.(편의상 기도와 성경인용문의 위치를 편집자가 바꾸었음)
181 알베리오네 신부는 저자가 누구인지 모르나 그의 독자들에게 꽤나 잘 알려진 어느 책 제목을 인용하고 있다. 1956년 어느 강론에서도 이를 암시하고 있다. “‘원하는 사람은 성인이 될 수 있습니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남녀 수도자들에게만 아니라, 평범한 신자 모두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모두가 하느님께서 불러주신 그 상태에서,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고, 실천하며, 완수하기 위해 필요한 은총을 받았습니다.”(「스승예수의제자수녀들에게」, 1956년 3월)
182 마태 13,44-46 참조.
183 지혜 7,8-11 참조. 알베리오네 신부는 거룩한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지혜의 자리에 은총으로 대체하여 적용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