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또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첫 번째 하늘과 첫 번째 땅은 사라지고 바다도 더 이상 없었습니다. 그리고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이 신랑을 위하여 단장한 신부처럼 차리고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때에 나는 어좌에서 울려오는 큰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보라,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과 함께 거처하시고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느님 친히 그들의 하느님으로서 그들과 함께 계실 것이다.’”(묵시 21,1-3)
1. 지고의 선이신 하느님 안에 영혼이 정겨운 침묵으로 머물 때 감미로운 황홀감과 형언할 수 없는 일치감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
황홀경으로 인하여 복된 자들은 하느님께 고취되고 흡수되어 생각과 근심과 자애심 등과 같은 모든 것들이 사라지면서 마치 죽은 사람과 같은 상태가 됩니다. 복된 자들은 오로지 하느님으로,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을 위하여 살아갑니다.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갈라 2,20) 하느님의 선에 깊이 머물면 머물수록 복된 자들은 그만큼 강력하게 하느님과 결합됩니다. 몇몇 신비가들은 이것을 허기진 아기의 상태로 비유하곤 합니다. 엄마 젖을 힘차게 물고 다른 것에는 일절 신경 쓰는 일 없이 젖을 빨아대는 아기와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또는 천상 신랑의 품에 안기는 거룩한 신부와 같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신적 본성에 대한 숭고하고 감미로운 관상을 통해서 생겨나는 일체감을 의미하는데, 신적 생명에 밀착하여 끊임없이 모방하고, 신적 의지에 완전히 동화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종의 변모를 뜻하기도 하는데, 그분에 대한 사랑의 불에 완전히 녹아버려 신성의 절대 심연으로 침잠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분 안에 침잠하지만 그분과는 구별됩니다.
2. 하느님을 소유하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은 그분의 뜻을 실천해야 이룰 수 있습니다. 하느님과 일치하여 그분의 계명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무한히 선하신 하느님을 소유할 자격이 있습니다. 하느님은 무한히 풍요로운 선이시므로, 인간의 모든 소망을 채워주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달콤하고 완전하며, 즐겁고 빛과 선으로서 영원한 행복의 비결입니다.
그러므로 선하신 하느님 아버지의 계명을 받아들이십시오. 그분은 우리의 선을 위해서 우리에게 계명을 주십니다.104 |
그리고 우리에게 허락하시거나 우리를 위해 마련하신 것들에서 나타난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도록 하십시오. 그분은 언제나 우리의 영원한 행복을 바라십니다. 자주 다음과 같이 되풀이하도록 하십시오. 당신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3. 주님, 큰 은총을, 은총 중에서도 가장 큰 은총을 당신께 청하나이다. 당신을 사랑하는, 아주 많이 당신을 사랑하는, 생명을 다하여 당신을 사랑하는, 영원토록 당신을 사랑하는 은총을 제게 주소서. 가장 큰 덕행은 사랑입니다.(1코린 13,13 참조) 사랑은 영원토록 지속되는 덕행입니다. 이 사랑을 제게 주소서. 오 성령이시여, 당신은 성부와 성자의 불이십니다. 제 안에 이 사랑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 제 삶의 전부를 불태워서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성찰 – 나의 사랑은 참된 것인가? 사랑을 실천하는가?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가? 평화로운 마음으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느가?
결심 – 매일 사랑의 실천을 자주 행하겠다. 나는 사랑할 수 있다. 이것은 내가 하느님께 늘 청해야 할 가장 큰 은총이고 가장 큰 선물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청하는 이에게 주시리라고 나는 믿는다.
기도 – 주님, 저는, 무한한 선이시며 저의 영원한 행복이신 당신을 마음을 다하여 만물 위에 사랑하나이다. 저는 제 몸처럼 이웃을 사랑하고, 저를 모욕한 사람을 용서하나이다. 제게 은총을 베푸시어 다만 몇 사람이라도 구하게 하소서.무엇보다도 한층 더 당신을 사랑하는 은총을 베풀어주소서.
104 이것은 알베리오네 신부님이 즐겨 애용하는 주제들 중의 하나이다. DF에는 영원한 법을 하느님 뜻의 표현으로 제시하면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하느님의 뜻을 숭고한 법이며 가장 큰 사랑의 행위로 받아들이면서 나를 거기에 일치시켜야 한다.”(DF, 19항) 그러니까 하느님 아버지의 뜻은 신자들을 사랑하고 인도하시는 것이므로, 각 신자는 하느님의 뜻을 가장 큰 사랑의 행위로 알아 들어야 한다. 그래서 신앙인은 하느님 아버지를 사랑하고 그분의 뜻을 자신의 뜻으로 받아들여 그 뜻을 잘 수행해 나가야 한다. 나중에 이러한 전망은 길이신 예수님께 바치는 기도로 발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당신이 원하시는 것을 저도 원하오니 제 뜻 자리에 당신의 뜻이 있게 하소서.”(DF, 40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