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느님께서 베푸신 은총에 따라 지혜로운 건축가로서 기초를 놓았고, 다른 사람은 집을 짓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집을 지을지 저마다 잘 살펴야 합니다. 아무도 이미 놓인 기초 외에 다른 기초를 놓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기초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 기초 위에 어떤 이가 금이나 은이나 보석이나 나무나 풀이나 짚으로 집을 짓는다면, 심판 날에 모든 것이 드러나기 때문에 저마다 한 일도 명백해질 것입니다. 그날은 불로 나타날 것입니다. 그리고 저마다 한 일이 어떤 것인지 그 불이 가려낼 것입니다. 어떤 이가 그 기초 위에 지은 건물이 그대로 남으면 그는 삯을 받게 되고, 어떤 이가 그 기초 위에 지은 건물이 타 버리면 그는 손해를 입게 됩니다. 그 자신은 구원을 받겠지만 불 속에서 겨우 목숨을 건지듯 할 것입니다.”(1코린 3,10-15)
1. 연옥은, 소죄를 짓거나 또는 잠벌의 짐을 안고 영원으로 건너간 의인들의 영혼들이 지내는 장소와 그 상태입니다. 그들은 정의로우신 하느님께 진 빚을 모두 갚을 때까지 고통을 겪을 것입니다. 연옥은 또한 탄식과 눈물, 정화의 불, 감옥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트렌토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교회는 성령의 감도를 충만하게 받아, 성경과 성전聖傳에 따라, 연옥이 존재한다고 가르치며, |
그곳에 머물고 있는 영혼들은 신자들에 의해 구제될 수 있는데, 특히 미사성제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63
유다 마카베오가 하느님의 영광과 백성을 위하여 전쟁을 치를 때, 다수의 유다인 군사들도 많이 전사하였습니다. 이들 전사자들을 묻어주려고 했을 때, 율법으로 유다인들에게 금지된 우상패의 보물들이 옷 속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에서 볼 수 있듯이, 그들은 은총 속에 죽었으므로, 유다는 모금을 하여 전사자들을 위해 속죄 제물을 바쳐 달라고 은 만 이천 드램을 예루살렘으로 보냈습니다. “경건하게 잠든 이들에게는 훌륭한 상이 마련되어 있다고 내다보았으니, 참으로 거룩하고 경건한 생각이었다. 그러므로 그가 죽은 이들을 위하여 속죄를 한 것은 그들이 죄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었다.”64
2. 생전에 지녔던 탐욕의 크고 작음에 따라, 정화의 불을 거치면서 다소 빠르게 구원받는 일련의 신자들이 있다고 성 아우구스티노는 말합니다. 곧바로 천국으로 갈 만큼 선하게 살지 못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지옥의 영원한 중벌을 받을 만큼 악하게 살지도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든 모두 영원한 형벌은 아니지만 갚아야 하는 잠벌이 남아 있습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죄사함은 받았지만 그 벌은 여전히 남아 있는 소죄가 그러하고, 천국으로 직행하여 하느님을 관조하고 하느님과 완전히 일치할 수 없게 만드는 게으르고 무기력한 생활이 그러하며, 대죄로 인하여 아직은 기워 갚아야 하는 벌이 그러하고, 여전히 고치지 못하고 절제되지 않는 자연적인 경향들이 바로 그 원인입니다.
아를의 성 체사리오S.Cesario d’Arles는 말하기를, 만일 우리가 지상에서 고통을 기꺼이 감내하지 않고 보속을 행하지 않으면, |
우리는 목재와 마른풀과 옷감이 불태워지는 것처럼 모든 것을 갚을 때까지 연옥에 머물러야 한다고 합니다.
3. 나의 하느님, 저는 수없이 죄를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속죄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선행을 단 하나도 잊지 않으실 뿐만 아니라, 악행 또한 하나도 잊지 않으신다는 것을 저는 믿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경에는 “사람들은 자기가 지껄인 쓸데없는 말을 심판 날에 해명해야 할 것이다.”65라고 쓰여 있습니다.
성찰 – 나는 나의 죄에 대하여 완전히 속죄하였는가? 아니면 고백성사를 보고 고해사제가 정해준 간단한 보속을 행하는 형식치레에 그쳤는가? 나는 아직도 소죄를 범하고 있는가? 나는 내가 죽을 때 하늘나라에 곧장 들어갈 수 있는 공로를 쌓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가?
결심 – 연옥의 불 속으로 들어가지 않기 위해, 나는 나의 미지근한 마음을 극복하여, 여기서 사랑의 불에 타오르고, 나의 하느님의 사랑으로 불타오르기를 갈망한다.
기도 – 주님, 제게 속죄의 정신을 주소서. 눈보다 더 하얀 정결한 마음을 허락하여 주소서. 제가 지은 죄를 늘 기억하게 하시어 겸손하게 살고, 주님께 의탁하여 살며, 나 자신을 교정하고, 죄를 보속하며 살게 해주소서.
63 트렌토 공의회, “연옥에 관한 교령”, 1563년 12월 3일(덴징거-휘너만,「신경, 신앙과 도덕에 관한 선언 편람」, 다국어판, 1995, 1820판).
64 2마카 12,45.
65 마태 1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