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우리는 신심에 대해 전체적으로 숙고하면서, 그 신심이 어떻게 주님과 함께 생각하고, 기도하고, 고통을 겪고, 활동하고, 그분과 함께 지내려는 마음을 갖게 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한마디로 예수님과 한마음 한뜻이 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신심은 모든 것에 도움을 줍니다. 정신의 평화, 공부, 수업, 건강을 위해, 훈계하고 교육하기 위해 사도직을 효과적으로 행하기 위해, 늘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편안한 죽음에 이르기까지 도움을 줍니다. 성바오로께서는 “신심은 모든 면에 유익합니다Pietas ad omnia utilis est.”1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신심을 이 생애 동안만 아니라, 다른 삶에서까지 풍성하게 주고 싶어하십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유익하고 복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우리 삶의 네 바퀴 중 신심을 첫째 바퀴로 여기면서 그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131 │여러분의 신심은 특별한 성격을 지닙니다. 여러분은 이를 바오로적 방법이라 부르며, 이러한 신심실천을 통해 길 진리 생명이신 스승 예수님을 흠숭합니다.
그 방법을 묵상에 적용해봅시다. 저는 일 년 동안 매일 하게 될 365차례의 묵상을 책2으로 집필하는 중이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일종의3 매일의 성인들Santi di ogni giorno4과 비슷하겠지만, 분량이 훨씬 더 많
을 것입니다.
성바오로딸들은 모두 묵상이 무엇인지 잘 알고, 또 모두 묵상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더 많은 결실을 이끌어내는 풍요로운 묵상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확하게 말해 하느님이 지성을 비추어주시고, 마음에 말씀해 주시는 묵상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복음에서 스승의 발치에 앉아, 자신을 변화시키고 성성으로 이끌어 주시는 그분의 말씀을 더 깊이 듣기 위해, 침묵 중에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마리아를 떠올려 봅시다.5
아침에 하는 묵상이 참된 묵상이 되려면,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의 충고를 잘 들어야 합니다. 그분은 30분 묵상의 끝부분에서 그때까지 받은 느낌과 빛 안에서 하루 종일 지낼 수 있도록 가장 아름다운 기도, 곧 영적 꽃다발을 만들어 수시로 그 달콤한 향기를 맛보라고 했습니다.6
각 분원의 상황에 따라 묵상을 미사 전이나 후에 하겠지만, 미사 전 묵상은 미사성제와 영성체 준비에 도움을 주고, 미사 후의 묵상은 감사에 더 치중하여, 예수님과의 일치에 있어서 천상에 관한 것을 더 잘 이해하게 해줄 것입니다. 봄에는 조금 더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은데, 깨어있기 위해서입니다.
132 | 묵상하는 방법은 아주 많고, 모든 성인이 각자 자신의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인들의 모든 방법이 다 좋은 것입니다. 그들의 조언은 기도, 면학, 개인적인 체험의 결실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모든 방법은 본질적인 점에서 다 같습니다. 물론 어떤 방법은
성인 개인에게 치중한 것이므로, 지금 우리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성 레오나르도 다 포르토 마우리치오Leonardo da Porto Maurizio7의 큰 죄인을 위한 방법처럼 한정된 사람들에게만 적합한 것도 있습니다.
우리가 채택한 방법은 모든 것을 조금씩 완성시켜 나가는 것인데, 인간의 영혼과 육신의 창조주이신 천상 스승께서 선호하신 방법입니다. 아침에 그분 발치에 앉아 이렇게 말씀드립시다.
“당신은 ‘길’이십니다. 저는 당신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습니다. 당신의 모범을 본받고 싶습니다.
당신은 ‘진리’십니다. 저를 비추어주십시오!
당신은 ‘생명’이십니다. 저에게 은총을 주십시오!”
묵상을 더 잘 하기 위해, 묵상하는 이의 귀감인 마리아 막달레나를 본받읍시다. 그분과 같은 자리에 머물러 우리 영혼의 성城에 다가오셔서 문을 두드리시고, 안으로 들어와 우리 정신을 비추어주시고, 정화시키시고, 생기있게 만들어주시는 예수님을 알아뵙도록 합시다.
그분의 말씀을 보물처럼 여기며, 그분의 모든 말씀을 듣는 데에 주의를 집중하고, 질문을 드리며, 통회하고, 결심하고, 실천하기 위해 의지를 다지면서 그분을 본받도록 합시다.
133 | 달콤한 대화에 빠져있는 마리아를 방해한 것은 외적인 일에 사로잡혀 있던 마르타였습니다. 외적인 걱정거리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예수님과 단둘이 머물 수 있는 방으로 들어가, 그분이 바라시는 대로 할 수 있도록 그분께 나의 지성, 마음, 의지를 드려야 합니다. 30
분 동안 그분과 아주 달콤한 대화에 머물러야 합니다. 깊은 주제일수록 효과가 큽니다. 주제는 구세주의 생애에 관한 신비를 설명하는 전례력의 여러 시기에서, 성모님의 생애나 성인들 생애의 다양한 상황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죽음에 관한 묵상에서 풍요로움을 맛보기 위하여 공동묘지나 자신의 무덤 곁에 있다고 상상하며 묵상을 합니다.
어떤 이들은 통고의 성모 마리아와 더불어 십자가 발치에 있다고 상상하고, 어떤 이들은 감실 곁에, 성체 안에 계신 길 진리 생명이신 예수님 앞에 단순하게 머뭅니다.
선택한 장소와 주제가 어떤 것이든, 묵상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 하게 됩니다.
1. 길이신 예수님
한 가지 사건 또는 한 가지 덕을 생각하며, 귀감이신 예수님 안에서 우리 자신을 비추어볼 때 우리 영혼 상태를 알게 됩니다.
예를 들면, 겸손에 관해 묵상하고 싶다면, 베들레헴 동굴이나 나자렛의 은둔생활 중에 계신 예수님의 겸손에 대해서, 또는 세리들과 죄인들을 대하시는 모습이나 134│갈바리아에서 사형선고를 받으시고, 범죄자처럼 모욕을 당하시는 모습을 세세히 떠올리면서 우리 행동과 비교해봅시다. 얼마나 차이가 납니까!
신앙에 대해서도 살펴봅시다. 모두가 그분을 불신할 때, 성부께 대한 믿음을 보여주심을 숙고해보십시오. 광야에서 사탄에게 유혹당하셨을 때 그분의 믿음을, 임종의 고통을 느끼던 겟세마니에서 보여주신 그분의 믿음을, 십자가 위에서 마지막 숨을 내쉬실 때까지 보이셨던 그분의 믿음을 숙고해보십시오.
그렇다면 우리는 … 시련의 순간에, 갑작스러운 재난 때, 장상들에게 순명해야 할 때 이 덕을 실천합니까? 우리 생각, 우리 계획들은 신앙의 영감을 받은 것입니까?
2. 진리이신 예수님
해야 할 일을 깨달았다면, 두 번째 사항인 확신을 가집시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지성, ‘진리’에 대한 것입니다.
겸손해야 합니까? 당연합니다! 내가 누구이고, 무엇인가 했다고 자만할 수 있습니까? 하느님에게서 온 나이지만 죄로 가득하고, 결점 투성이라는 것 외에 아무것도 내놓을 것이 없습니다. 우리가 육신의 아름다움을 내세우며 으스댑니까? 아, 그 아름다움이 얼마나 지속되겠습니까! 지성은 또 어떻습니까? 가끔 아주 쉬운 가르침조차 기억하지 못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조금 더 깊이 숙고해보면, 우리 자신의 어리석음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을 것입니다. 교만에 대한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을 들어 높일 이유를 찾을 수 없지만, 많은 사람에게 고개 숙여야 할 이유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하느님의 법정에서 우리가 어떠할지 숙고해본다면, 우리의 모든 허식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묵상 주제가 죽음이라면, 그 ‘길’은 다음과 같을 135│것입니다. 곧 죽을 때 나는 모든 것을 버려야 할 것입니다. ‘진리’는, 지금부터 지상의 것들에서 나를 떼어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두 번째 사항은 첫 번째 사항에 대한 확신이요, 확인입니다. 우리 자신에게 주어야 할 증거는 교부들의 글이나 또는 더욱 단순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진리’가 분명할수록 더 효과적으로 드러납니다.
3. 생명이신 예수님
과거에 대한 짧은 성찰에는 적절한 결심이 뒤따라야 합니다. 대개는 개혁하려 하고, 자신을 새롭게 바꾸려는 내용이겠지만, 어쨌든 대피정에서 결심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대피정이 요구하는 주요 결심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더 진보하는 것입니다. 가장 길게 보아야 할 이 부분에서 결심이 항구하도록 기도해야 하는데, 이때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의 호칭기도”, “자비를 구하는 미세레레Miserere”, “예수님의 어머니 동정 마리아님, 저희를 거룩한 자 되게 하소서.”라는 코론치나를 바칠 수 있습니다.
30분 동안의 묵상을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시작에 3분, 자신이 받은 모든 은혜에 대해 주님께 감사드리는 데에 2분, 첫 부분에 6분, 둘째 부분에 6분, 셋째 부분에 13분, 나머지 시간은 ‘생명’ 부분으로 가장 길다고 하겠습니다.
모든 묵상이 이 방법을 따라야 합니까? 물론입니다. 아주 단순합니다. 처음에는 다소 힘들고, 그대로 136│따르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묵상에서 작업을 하는 주인공은 바로 우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은 우리 영혼을 양육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고, 섭리를 따르는 것입니다.
같은 방법으로 하게 되는 성체방문이 있습니다. 성당에 들어가서 가난한 이들이나 세리들처럼, 또는 주님의 상처에 입 맞추고 십자가 발치에 무릎 꿇던 막달레나처럼 예수님의 발 앞에 무릎을 꿇고, 그분의 고통스런 숨소리에 귀 기울이며, 자신의 삶을 얼룩지게 한 죄를 돌아보며 눈물을 흘립니다. 또는 아기 예수님께 다가가도록 우리를 격려해 주시는 성모님과 함께 베들레헴 동굴에 있다고 상상하거나, 천국의 문 앞에서 누더기를 걸친 자신의 비참함 때문에 주님을 뵐 수 없으
므로 성 베드로에게 애원하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도입 부분은 하느님 앞에서 우리가 마땅히 취해야 할 자세를 갖추기 위해 아주 효과적입니다.
이어서 진리, 길, 생명의 세 부분이 시작되는데, 길 진리 생명의 순으로 해도 무방합니다. 첫 번째 순서는 학문적인 방법, 곧 성 토마스 아퀴나스8가 고수한 방법이고, 두 번째는 천상 스승께서 자신을 “길 진리 생명”9이라고 선포하신 참 복음적 방법입니다. 이 두 방법 사이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두 부분의 순서가 바뀐 것이므로, 우리는 두 번째 방법을 따르도록 제안합니다.
첫째 부분: 예수님의 성성을 숙고하고, 대피정의 결심과 비교해본 다음, 깊이 성찰하고 137│용서를 청하며, 고통의 신비 한 단을 바칩니다.
둘째 부분: 신심을 실천할 단계입니다. 복음이나 성 바오로 서간의 한 부분, 또는 신학적 논문이나 교리서를 읽습니다. 독서에 비추어 자신을 반성하고, 천상 스승께 빛을 청하기 위해 신덕송, 흠숭기도, 감사기도를 바칩니다. 그런 다음 마무리로 환희의 신비나 영광의 신비 한 단을 바칩니다.
셋째 부분: 은총을 구합니다. 영성생활, 사도직, 면학, 서원, 수도자로서 덕을 쌓아야 할 우리의 모든 개인적인 필요까지 나열합니다. 성소에 항구하고 매일의 은총에 상응하는, 하느님께 대한 신뢰의 은혜를 청하고, 살아서든 죽어서든 우리의 유일한 희망, 우리의 힘인 십자가의 상처 안으로 숨어듭니다. 예수님께 우리의 영적 가족인 모든 회원의 필요와 부모, 친지, 전 세계, ‘예수 성심’의 지향을 함께 맡겨드립
니다. 묵주기도 5단을 바치면서 성체방문을 마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에 따른 성체방문은, 성화를 위한 매우 강력한 수단이 되어줄 것입니다. 더 잘 할 수 있도록 연구합시다.
우리는 예수님이 필요합니다. 그분께로 나아갑시다. 특히 그분과 함께 지내기 위해 우리에게 허용된 소중한 시간을 잘 활용합시다.
우리는 하느님께 충실하고, 그분은 당신 약속에 충실하십니다. 우리를 비추어 주시고,10 지탱해 주시고, 보호해 주시고, 우리의 영적, 지적, 사도적 삶에 필요한 많은 도움을 주십니다.
138 | 매일 성체방문 때 죄에서 벗어나기 위한 은총을 청합시다. 그리하여 우리 수도원에 개탄할 어떤 악도 없도록 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께 봉헌된 자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합시다. 우리 영혼의 하늘을 어둡게 가리지 않도록 죄의 그림자조차 없어야 합니다! 죽을 죄뿐 아니라, 예수님께 가시관을 씌워드리는, 그분을 역겹게 만드는 소죄의 그림자까지도 피해야 합니다!
1 1티모 4,8.
2 창립자는 1948년에 가서야 출간된 책을 미리 말하고 있다. Alberione G., 「연중 짧은 매일 묵상Brevi meditazioni per ogni giorno dell’ anno」, Vol I, Roma SAS, 1948; Vol II, Roma SAS, 1948.
3 원문에는 spece로 되어있다.
4 「연중 매일을 위한 성인들I Santi per ogni giorno dell’ anno」, Alba, Roma, Catania, I ed. 1933. 이것은 1931년 새 서원자들이 준비한 책으로, 알베리오네 신부가 서문을 썼다.
5 루카 10,39 참조.
6 S. Francesco di Sales, Filotea, parte II, cap. 7. 참조.
7 Leonardo da Porto Maurizio(1676-1751)는 리구리아 출신으로, 프란치스코 작은 형제회(Minore) 수사이다. 대중을 대상으로 선교사명에 대한 강사로 유명하며, 십자가의 길 신심실천을 시작했다. 저서 중에서 미사성제에 관한 「숨겨진 보물Il tesoro nascosto」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8 Tommaso d’Aquino(1225-1274)는 캄파니아(Campania) 태생으로, 도미니코회 수사 신부이다. 그는 관상가, 교회 학자로서, 철학과 신학, 수덕신학에 관한 작품들을 썼다. 그의 대표작은 「신학대전Summa Theologica」과 「대이교도 대전Summa contra gentiles」이다.
9 요한 14,6.
10 원문에는 ulluminrà로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