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에 우리는 병자성사에 대해 숙고했습니다. 오늘은 성품성사에 대해 여러분에게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 고해성사, 병자성사 등 첫 다섯 가지 성사는 개인적인 성사이고, 성품성사와 혼인성사는 사회적인 성사입니다. 이 두 가지 성사는 사회 전체에 필요한 것으로, 인간에게 새롭고 중요한 삶의 신분을 부가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성품성사는 영혼의 성화를 위해 도움이 됩니다. 성품성사로 태어난 사제는 영혼들을 위해 강론과 성사를 집전합니다. 혼인성사는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인류의 번성에 도움이 됩니다. 이 두 가지 성사는 우리의 기도를 필요로 합니다.
비오 10세1는 사제성소를 위해 기도하라는 당부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성품성사는 무엇입니까? 성품성사는 하느님의 대리자들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성사입니다. 성품성사는 유일한 성사이지만, 일곱 단계를 포함합니다. 성품성사의 완성은 주교서품에서 이루어집니다.
일곱 단계 중 네 단계는 소품小品, minori, 세 단계는 대품大品, maggiori이라고 합니다. 소품은 참 성사가 아니지만, 몇 가지의 권한과 의무를 부여하는 예비단계의 기능직입니다. 차부제품 또한 성사가 아
닙니다. 부제품, 사제품, 주교품은 유일한 직무를 행하게 하는 성사입니다. 곧 성체성사가 빵과 포도주라는 질료를 필요로 하지만, 축성의 말씀에 의해서만 참된 성사가 이루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소품들: 삭발식tonsura은 문門에 해당되는데, 세상에 대한 경멸과 구세주의 가시관을 기억하기 위해 십자 형태로 머리카락을 자릅니다. 곧 삭발례를 한 사람은 성직 신분에 들어가기 위해 세상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삭발식은 성사에 속하진 않지만, 성품성사를 준비하는 마음자세를 갖추게 합니다. 이를 통해 신학생은 성직 대열에 들어서게 되어 많은 이익을 누립니다. 이를테면 군복무의 면제, 성직자의 법적 자격 부여에 의해 교회법, 교회 재판권 등의 권한의 특전을 누립니다.
수문품守門品, ostiariato은 교회의 문을 열고 닫을 권한과 품위 유지의 권한을 수여하는 소품입니다. 여러분은 ‘수녀들도 이런 일을 합니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사실입니다. 그러나 수도원에서 하느님께 드리는 최소한의 모든 봉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십시오! 그와 같은 권한이 수녀들에게도 주어집니다. 그러한 권한을 수행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지만, 그것은 단지 여러분에게 맡기기를 원하는 교회의 자비로운 규율의 확장에서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독서직lettorato(강경품 또는 독경품)은 성경을 건네주고 규정된 형태로 봉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합니다. 이 소품을 통해 교회 안에서 성경을 읽을 권한과 신자들을 가르칠 권한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구마품esorcistato은 구마식 예절이 들어있는 책을 줌으로써 마귀를 쫓아내고 교회의 부적절한 세력(악령)을 멀리 몰아내는 권한을 줍니다. 이 소품은 교회 안에서 신비 거행의 식별을 위해 교회 입문자들이 소환되던 초세기에 필요했습니다. 오늘날은 구마식이 드물어졌고, 훨씬 숙련된 원로에 해당하는 수도자들에 의해 실시됩니다.
시종품accolitato은 제대 봉사에 나설 수 있게 하는 소품입니다. 시종
품을 받은 이들은 전례 시작과 후에 촛불을 켜고 끄는 것과 장엄미사에서 물과 포도주를 제대에 올려놓는 것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대품들: 차부제직suddiaconato은 대품 중 첫 번째 품으로, 세 가지 의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곧 독신을 지키고, 늘 수단을 입을 의무와 성무일도를 바칠 의무와 함께 서간을 노래할 특권과 장엄미사에서 부제를 돕게 됩니다.
부제직, 부제품diaconato은 장엄미사에서 복음을 노래하고, 사제에게 봉사할 권한을 부여합니다. 부제품은 교계제도의 첫 번째 품이고, 세 명의 위대한 성인에 의해 칭송된 신분임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곧 예루살렘 교회의 첫 순교자인 성 스테파노, 로마 교회의 성 라우렌시오,2 스페인 교회의 성 빈첸시오3입니다.
사제직, 사제품sacerdozio 또는 신품presbiterato은 성체를 축성하고, 고해성사를 포함한 다른 성사를 집전하고, 신자들을 다스릴 권한을 부여합니다. 사제품은 가장 중요한 것으로 장엄예식을 통해 수여됩니다.
주교직, 주교품episcopato은 사제직의 절정입니다. 주교는 사제의 모든 특권을 누립니다. 사제수품을 집전하고, 교구의 모든 신자에 대한 책임뿐 아니라 사제들에 대한 책임도 지닙니다. 더 나아가 주교만이 완전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는 성사, 곧 견진성사를 집전합니다.
그 다음 대품들 가운데 거론되지 않은 교황직papato이 있습니다. 전례와 교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지니고, 주교들과 모든 신자에 대한 법을 완성시키는 주교직으로, 오직 한 사람에게만 수여됩니다.
저는 주교직과 사제직, 부제직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제정된 유일한 성사를 구성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 장엄하게 열두 사도들을 선택하심으로써 주교직을
제정하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복음은 그분이 밤을 새우며 기도하신 후 아침에 군중 가운데 뽑힌 이들의 이름을 부르셨다고 전합니다.4
주교들의 선발에 뒤따른 일흔 두 제자들의 선발은 사제직의 제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분은 여러 지방으로 당신의 가르침을 전하도록 둘씩 짝지어 파견하셨습니다.5 이것은 오늘날 본당신부를 연상케 합니다. 주교들이라고 할 수 있는 사도들에게는 세상 안에서 여러 교회의 설립을 이어가도록 맡기셨습니다.
당신의 부활 이후 천상 스승께서는 사도들과 제자들이 유다인이 두려워 피신해 있던 장소에 나타나시어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시며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6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곧 주교들과 사제들에게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부여하신 것입니다. 성체를 축성하는 권한은 최후의 만찬 때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7라는 말씀을 통해 부여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부제직은 언제 시작되었습니까? 부제직 제정은 사도들을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그 역시 신성한 직분입니다. 사도행전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 무렵 제자들이 점점 늘어나자, 그리스계 유다인들이 히브리계 유다인들에게 불평을 터뜨리게 되었다. 그들의 과부들이 매일 배급을 받을 때에 홀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열두 사도가 제자들의 공동체를 불러 모아 말하였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식탁 봉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에서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찾아내십시오. 그들에게 이 직무를 맡기고, 우리는 기도와 말
씀 봉사에만 전념하겠습니다.’ 이 말에 온 공동체가 동의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인 스테파노, 그리고 필리포스, 프로코로스, 니카노르, 티몬, 파르메나스, 또 유다교로 개종한 안티오키아 출신 니콜라오스를 뽑아, 사도들 앞에 세웠다. 사도들은 기도하고 그들에게 안수하였다.”8
이것이 하느님 교회 안에서 주교직과 사제직, 부제직의 제정입니다.
교회는 품을 수여하는 데에 아주 오랜 기간을 요청합니다. 여러분이 알다시피 한 명의 사제를 양성하기 위해 5년의 초등교육, 5년의 중등교육, 3년의 고등교육, 또 4년, 지금은 6년의 신학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17년에서 18년의 공부와 끊임없는 덕행의 실천이 동반됩니다. 한 명의 수녀를 양성하는 것보다 훨씬 길고, 또 어렵습니다. 수녀는 6개월 만에 수도복을 입고, 그 다음 1년이나 2년 동안 수련기를 보내고, 그런 다음 보세요, 바로 서원을 합니다!184그러나 사제에게는 아주 길고 긴 보살핌,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고, 지원자 편에서는 특별한 덕행과 열정이 필요합니다. 얼마나 어렵습니까!
준비기간 동안 마귀는 부르심 받은 이들을 시험하고 유혹하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사실 수도회에 입회하는 젊은 여성들 중 60퍼센트가 성공한다지만, 신학생들은 그보다 훨씬 낮은 성공률을 보입니다. 어린 나이에 신학교에 들어간다 해도 성소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기도하고, 또 기도해야 합니다!
사제들에 대한 여러분의 의무는 무엇입니까?
1) 존경: 성 바오로는 말합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우리를 그리스도의 시종으로, 하느님의 신비를 맡은 관리인으로 생각해야 합니다.”9
따라서 신학을 충분히 아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사제가 방대한 지식이 있는지 아닌지 신자들은 따지지 말아야 합니다.
2) 존중: 성녀 데레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사제가 발을 딛고 있는 땅에 입맞추고 싶습니다.”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는 그의 오른쪽에서 걷고 있던 그의 수호천사가 신학생을 동반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실제로 어떤 성전에서 사제로 서품된 그 신학생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천사가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에 서 있었습니다. 퇴장할 때가 되자 천사는 하느님의 교역자에게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의 아버지는 아들이 사제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지만, 아들이 사제품을 받자 식탁의 가장 윗자리에 앉도록 했습니다. 사제직에 관한 책을 쓰고 싶었던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글10에서 사제직에 관한 아름다운 찬사를 읽게 되고, 성 바오로의 서간에는 신자들에게 존경하라는 당부가 반복되어 나옵니다!11
비록 그가 병들고 치명적인 결점을 지녔다 하더라도 사제는 존경받아야 합니다. 사제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모욕하지 마십시오! 고해사제에 대해 말하지 마십시오. 할 말이 있다면 잘 이야기하십시오. 그렇지만 말하지 않는 편이 더 낫습니다. 어떤 말도 하지 마십시오. 가장 거룩한 영성체에 대해 침묵하는 것처럼 침묵하십시오.
3) 기도: 사제들은 강론을 위해, 고해성사를 위해, 그들 직무의 완전한 행사를 위해 헤아릴 수 없는 아주 특별한 은총이 필요합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거룩한 성직자를 보내주시도록 기도합시다. 여러분의 영혼에 많은 선을 행하도록 고해사제를 위해 기도하십시오. 아니 그보다는 전체적으로 모두를 위해 기도하십시오.
4) 도움: 공동선을 위해 사제가 된 것이므로, 신자들이 제대의 교역
자들을 위해 은인들이 되어주는 것은 옳은 일입니다. 도움은 이중적이어야 합니다. 한 가지는 물질적인 도움입니다. 사제직은 일반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수입원이 없기 때문에 부유한 집안이 아니라면 우리의 애덕으로 필수품을 받게 됩니다. 또 다른 윤리적 도움은 더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합니다. 좋은 말을 해주고, 필요하다면 보호해 주고, 수많은 성인성녀가 우리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수천 가지 방법으로 필요한 일에 봉사하면서, 윤리적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성녀 대 데레사,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성녀 클라라12 등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님은 성 도미니코13 곁에 도미니코 수녀회를 두셨고, 프란치스코 수도회 곁에 프란치스코 수녀회를 두셨으며,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곁에 아우구스티노 수녀회를 두셨고, 살레시오 수도회 곁에 살레시오 수녀회를 두셨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주님이 수녀들을 사제직무에 협력하도록 정하셨다는 것입니다. 교리를 가르치고, 젊은 여성과 여인들을 돌보아주고 양성하는 여성 선교사들의 도움 없이 어떻게 불쌍한 선교사가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겠습니까? 여러 분야의 사제적 활동이 혼자서는 불충분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제직의 가치와 필요한 사항들을 이해해야 합니다.
모든 사제를 위해 기도합시다. 그리고 특히 여러분의 죽음을 축복해 주고, 다른 삶으로 넘어가자마자 미사성제의 집전을 통해 여러분에게 대리기도를 바쳐주며, 여러분의 영혼을 용서해 주는 그 사제의 손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 여덟 쪽의 묶음 안에 들어 있는 등사본 본문. 세 장(22.5x35)은 강의 “10.병자성사”에서 언급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저자와 시기는 “1935년 11월 17일. 프리모 시뇨르 마에스트로”라고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다.
1 San Pio X(Giuseppe Sarto, 1835-1914)는 베네토 출신으로, 사제, 본당신부, 주교, 총대주교, 1903년에는 교황직에 선출되었다. 교황으로서의 특징은 모더니즘과의 투쟁이다. 또한 어린이 영성체와 잦은 영성체 촉진, 전례 개혁, 교리분야의 활성화, 로마 교황청 기구의 재조직을 이루었다.
2 Lorenzo(약 210-258년경)는 부제였으며, 발레리아노 황제 박해 때 순교했다.
3 Vincenzo(4세기경)는 사라고차(Saragozza) 교회의 부제 때 순교했다.
4 루카 6,12-16 참조.
5 루카 10,1 참조.
6 요한 20,22-23.
7 루카 22,19: Hoc facite in meam commemorationem.
8 사도 6,1-6.
9 1코린 4,1.
10 Giovanni Crisostomo, 「사제직에 관하여De Sacerdotio」 대화형식으로 386년경 출간된 6권으로 이루어진 전집.
11 참조: 1티모 5,17; 1테살 5,12-13.
12 Chiara d'Assisi(1193-1253)는 글라라회(Clarisse)라고 불리는 프란치스코 제2회를 시작했다.
13 Domenico Guzman(1170-1221)는 도미니코회(Domenicani)라고 불리는 설교자들의 수도회를 창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