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아, 위에서 이슬을 내려라. 구름아, 의로움을 뿌려라. 땅은 열려구원이 피어나게, 의로움도 함께 싹트게 하여라.”1라고 교회는 대림절 동안 거듭 강조합니다.
대림절은 모두 성탄을 준비하는 때입니다. 우리도 세례자 요한이 군중에게 설교하면서 준비시켰던 것처럼 준비해야 합니다.2
성탄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하심을 기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성자 탄생에 관해 세 가지 점을 묵상할 수 있습니다.3
1) 아버지 품 안에서의 영원한 탄생. 성부께서 영원으로부터 당신 자신을 관상하시어 성자를 낳으시고 성부와 성자 상호 간의 사랑에서 성령이 발하십니다. “한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4 는 말은 세상의 첫 순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부터라는 의미입니다.
이 거룩한 탄생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을 통해 시간 안에 영원히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성부께서 영원히 당신과 동등하게 성자를 낳으시고, 영원히 성부와 성자에게서 같은 본성을 지니신 성령이 발하게 됩니다.
2) 하느님 아들의 두 번째 탄생은 그분의 강생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5 우리는 베들레헴 동굴에서 나신 아기
를 경배하고 그분께 공경과 기도를 드립시다. 오늘(대림 3주간 주일) 독서에서 바오로 서간은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여러분의 너그러운 마음을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하십시오.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습니다.”6라고 반복합니다. 우리는 거룩한 기쁨과 겸허한 마음으로 성탄을 준비합시다.
3) 하느님 아들의 세 번째 탄생은 영혼들 안에서의 신비적인 탄생입니다. 성탄에 대한 기념은 미사에서 기억하듯이 갈바리아의 재현처럼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는 것을 일깨우며, 구세주께서 우리 영혼 안에 영적으로 태어나셔야 함을 기억시킵니다. 신비적 일치는 다음의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천상 아버지께서는 모든 사람을 유일한 머리이신 분 아래 회복시키려 하십니다. 모두가 그분과 하나되어 한 몸을 이루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머리이시고 우리는 모두 그분의 지체입니다. 인간 육신의 각 지체가 머리에서 생명을 얻듯이 그리스도 신비체의 지체들은 머리이신 분에게서 모든 선과 생명을 받으며, 모든 것을 머리이신 분을 위해 머리이신 분 안에서 행하게 됩니다.7 곧 우리가 우리의 죄 때문에 울게 된다면 올리브 동산에 계시던 예수님과 함께 우는 것입니다. 우리가 기도한다면 예수님과 함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고통스러워한다면 예수님과 함께 고통을 당하는 것입니다. 아니, 기도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분이 예수님이시고 우리를 위해 대신 갚아주시는 것입니다. 그분은 지극히 고통스러운 수난 중에 우리의 모든 죄를 보시고 속량하셨습니다. 그분은 당신의 피로써 거룩한 생명인 은총을 얻어 주셨으며, 우리는 그 은총으로 말미암아 모든 좋은 것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거룩한 일치는 은총으로 태어나는 세례 때 이루어졌습니다. 성탄 때 우리는 그러한 일치를 견고하게 하고, 완전하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이해한 성탄은 영적인 새로운 탄생으로서 우리 머리이신 분의 생명에 가장 깊이 참여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세례자 요한이 설교하며 두루 다닌 것처럼 되기 위해서는 좋은 준비가 전제됩니다. 이것을 교회는 대림절에 숙고하게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성 요한이 예언자들보다 더 높다고 말합니다.8 예언자들은 미래에 (오실) 메시아에 대해 말하지만, 요한은 현재에 그분을 제시합니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이시다.”9
그런데 세례자 요한은 백성들에게 어떤 설교를 했습니까? 회개를 외쳤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설교한 것의 위대한 모범을 몸소 보여주었습니다.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라.” 그는 모두가 회개할 방법까지 제시했습니다.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10
그러므로 대림절은 극기의 때가 되어야 합니다. 지성, 의지, 마음, 환상, 호기심, 혀, 목, 눈을 극기하고 우리의 의무를 충실히 지키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그분과 같은 정신을 갖고 있지 않다면, 곧 극기의 정신이 없다면 밀짚 위에 누워 지극히 가난한 처지에 계신 아기 예수께 우리 자신을 어떻게 보여 드릴 수 있겠습니까?
성탄을 준비하는 두 번째 방법은 겸덕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련하며 많은 결점이 있고 하느님의 크신 자비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겸덕에 관해서도 큰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사람들이 그가 메시아인지 물었을 때 그는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11라고 대답했습니다. 잘 봅시다. 요한은 단 한마디 말, 아니 하나의 소리로 군중을 자신에게 이끌었습니다. 하나의 소리보다 더 불안정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예수님은 요한에 대해 “예언자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다. 그는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는 사람이다. 보라, 내가 네 앞에 나의 사자를 보낸다. 그가 네 앞에서 너의 길을 닦아 놓으리라.’12 우리의 교만을 보십시오. 아주 작은 일을 행할 때조차 우리 자신의 만족을 찾는 데 젖어 있으니 어떻게 멸시를 받겠습니까!
성탄의 세 번째 준비는 신뢰입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죄를 없애시고, 자비와 평화를 주러 오십니다. 그분께 희망을 둡시다. 성탄 때 우리의 묵상에서 보여주시는 온유하신 아기 예수님을 어느 누가 신뢰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분의 손은 은총을 분배하고, 그분의 심장은 사람들을 향한 사랑으로 박동하고, 그분의 생명은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있습니다. 9일기도 동안 매일 아기 예수께 많은 은총을 청합시다. 우리는 그분을 신뢰합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을 받아들이는 이들, 당신의 이름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다. 그분의 자비로 말미암아 은총을 받았다.”13 그와 같이 거룩하신 마리아, 요셉, 목동, 동방 박사들은 그분을 받아들였으며, 예수님이 성부께서 인류를 구원하러 보내신 분이심을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도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그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14
* 내부 회람지 1941년 11-12월호 2쪽에 게재된 것으로 프리모 마에스트로의 묵상(Meditazione del Primo Maestro)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대림 제3주간을 언급하는 것으로 보아 1941년 12월 14일자 묵상으로 추측된다.
1 이사 45,8 대림절 후렴 라틴어 원문: “Rorate, coeli, desuper, et nubes pluant Justum: aperiatur terra et germinet Salvatorem.”
2 마태 3,1-12 참조.
3 성 베르나르도의 대림절에 관한 설교 5, 성무일도 독서에서.
4 요한 1,1 라틴어 원문: “In principio erat Verbum!”
5 요한 1,14 라틴어 원문: “Et Verbum caro factum est, et habitavit in nobis.”
6 필리 4,4-7 참조.
7 참조: 로마 12,4-5; 1코린, 12,12-27.
8 참조: 마태 11,9; 요한 1,21.
9 요한 1,29. 라틴어 원문: “Ecce Agnus Dei, ecce qui tollit peccata mundi.”
10 루카 3,1-17 참조.
11 요한 1,23.
12 마태 11,9-10.
13 요한 1,12.16 참조.
14 이사 35,4 참조. 대림 4주간 수요일 봉헌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