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생활을 원하는 사람과 이미 수도회에 입회한 사람은 다스리고 지도하는 영원하신 성부께 대한 특별한 신심이 있어야 합니다. 성부에게서 천상과 지상의 모든 부성이 유래합니다. 지상에서 그분을 대리하는 사람을 특별히 공경해야 합니다. 부모와 장상들은 지상에 있는 하느님의 대리자입니다. 부모는 생명을 전달하는 대리자이고, 장상들은 천국으로 가는 삶을 지시하는 대리자들입니다. “부모를 공경하라”1 는 넷째 계명이 우리에게 공경의 의무를 지워줍니다. 이 의무는 존경, 사랑, 순명, 도움의 네 가지를 포함합니다.
장상을 공경하는 첫 단계는 그들을 ‘존경’하는 것입니다. 장상은 우리를 주님께 인도하고 주님을 뵙게 하며 주님을 대리하는 사람입니다. 영원하신 성부께서는 우리에게 이러저러한 명령을 하러 오지 않으셨습니다.
사제가 은총을 전하고 성사를 집행하며 성체를 분배하듯이 그분은 사람을 이용하십니다.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은 생명이시지만 사제가 우리에게 성체를 나누어 줍니다.
권위와 덕을 겸비한 장상을 존경하기는 쉽습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늘 존경해야 하는데 그가 하느님을 대리하기 때문입니다. “너희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물리치는 사람이다.”2 직책을 받은 사람을 합당하게 존경해야 합니다.
둘째 단계로, 공경은 ‘사랑’을 수반합니다. 그러나 사랑은 감정으로,
말로, 문장으로, 칭찬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장상이 선하든 덜 선하든, 교양을 갖추었든 덜 갖추었든 장상의 외적 조건에 좌우됨 없이 주님께서 그 안에서 명하시고 사랑하시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지극히 거룩하신 마리아께 대한 신심을 행하듯 해야 합니다. 곧 우리가 마리아를 사랑하는 것은 그분 자신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받은 특은 때문입니다. 우리의 사랑이 마리아께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랑을 주님께 올려야 합니다. 이렇게 이해한 사랑에서 장상이 덜 선하거나 성경에서 말하는 ‘못된 사람’3이라 할지라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확고하고 초자연적인 사랑은 영원하신 성부께서 이 사람 또는 저 사람을 당신의 대리로 삼기를 바라신 것을 따르게 합니다.
세 번째로, 공경이라는 말은 ‘순명’을 포함합니다. 특히 이 의무는 제 4계명을 설명할 때 강조하는 말입니다. 소년 예수님이 한 손으로는 십계명이 적힌 두 개의 판을 떠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 제4계명을 가리키고 있는 성화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새겨진 숫자들은 십계명을 가리키는 것이며, 무엇보다 제4계명을 지키도록 부탁하는 모습입니다. 마치 우리에게 제4계명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지상과 천국에서의 특별한 축복이 이에 달려있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랫사람이나 장상 모두 순명해야 합니다. 아랫사람은 명령을 따르고, 장상들은 명령을 해야 하는 일에 순명해야 합니다. 분명히 장상들도 순명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장상들도 하느님의 뜻을 행해야 합니다. 그들도 하느님께 순명해야 합니다. 순명은 결코 굴욕적인 것이 아닙니다. 장상들의 명을 따르면서 하느님이 원하시는 바를 따르는 것이며, 하느님께 순명하는 것은 우리가 행할 수 있는 가장 큰 행동입니다. 순명을 외적으로뿐 아니라 내적으로 기쁘고 완전하게 행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순명을 명하실 때 그와 동시에 당신의 도움, 곧 은총을 제시하시며 보상을 약속하십니
다. 참으로 순명을 잘 하는 사람은 특별한 은총을 받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를 도와주시고 인도하시며 특별한 사랑으로 보호하십니다. 만일 어떤 악이 일어난다면 이는 하느님께서 더욱 큰 상을 주시려는 기회를 제공하시는 것입니다. 높은 성덕에 부름받은 영혼은 고통을 더 많이 당할 것입니다.
참으로 순명하는 사람은 통제와 감시를 받을 때만 순명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잘 합니다. 실제로 진실하고 초자연적이며 참된 순명을 해야 합니다. 제4계명에서 말하는 공경에 관한 규정은 도움을 포함합니다. 장상들을 도와주어야 하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물질적, 영적인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장상들은 기도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지도하고 인도하는 사람을4 위해 기도하고, 그들이 늘 하느님의 뜻을 인식하고 그분이 바라시는 것을 해석하도록 매일 기도해야 합니다. 착한 자녀는 기회가 될 때 자기의 부모를 보호합니다. 그렇듯이 착한 수도자는 장상을 감싸주고 방어하고 보호하며 존경하고 공경합니다. 장상들의 말에 주의를 기울여 명령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의 원의를 해석하면서 도와주어야 합니다. 장상들은 항상 뒷전에 있을 수 없습니다. 그들은 공동체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각 사람은 자기의 임무들을 수행해야 합니다. 사람들의 인정,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5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위해 잘 해야 합니다.
또한 가장 중요하고 첫째가는 성화의 작업에서도 장상들을 도와야 합니다. 우리에게 지시하는 것을 경청하고, 행하고 따릅시다. 작은 암시들, 아주 작은 원의에도 귀를 기울입시다. 그러나 인정받기 위해 하지 않도록 합시다. 진실한 사람은 누가 보든 보지 않든 항상 잘할 것입니다. 내적 삶을 잘 살고, 늘 하느님의 현존 안에 사는 사람은 명령하는 사람에
게서 주님을 보며, 모든 면에서 기쁘게 해드리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잘 성찰합시다. 제4계명은 우리에게 해당하지 않는 것처럼 양심성찰 때 소홀히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깊이 들여다보면 모두가 이에 해당하는 잘못들을 찾게 되고, 고쳐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순명하는 사람은 승리할 것입니다.”6 “여러분의 장상들에게 순명하고 그들에게 복종하십시오. 그들은 여러분의 영혼 사정을 염두에 두어야 하므로 깨어있을 것입니다. 순명을 하되 한탄하지 말고 기쁘게 하십시오. 기쁘게 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에게 아무런 이득이 없을 것입니다.”7
* 1941년 내부 회람지 8-10월호 3쪽에 시뇨르 프리모 마에스트로의 묵상들(Meditazioni del Sig. Primo Maestro)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묵상이다. 확실한 날짜는 찾지 못했다. 7월 10일자 피정 주제와 관련이 있다.
1 신명 5,16.
2 루카 10,16.
3 1베드 2,18 참조.
4 히브 13,7 참조.
5 에페 6,6 라틴어 원문: “quasi hominibus placentes…”
6 잠언 21,28 참조.
7 히브 1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