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수도생활의 적들에 대해 다루면서, 악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악마의 유혹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악마는 인류의 가장 큰 적입니다. 하느님의 큰 적이요, 사제들의 적입니다. 악마는│
사제들이 강의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수도자들의 기도가 자신들을 멀리 내쫓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수도자들도 적입니다. 악마의 유혹을 받으신 예수 그리스도께도 큰 적입니다. 오늘 저녁에 우리는 악마의 술책을 어떻게 경계해야 하는지 보겠습니다. 제일 먼저 “사탄아, 물러가라Vade retro, satana!”1고 외쳐야 합니다.
1) 악마의 유혹은 어떤 것인가? 2) 유혹을 이길 필요성 3) 유혹을 이기기 위한 여러 수단.
머지않아 「악마Il demonio」2라는 제목의 책이 출간될 것입니다. 이 책에 영혼이 경계해야 하는 모든 유혹, 암시, 강박관념에 대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악마는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기 수세기 전부터 우주적으로 경배를 받아왔고, 아직도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지역에서 숭배받고 있습니다. 모든 이방 신에게 바친 신전은 악마를 위한 것들입니다. 악마는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를 시기합니다. 그 나라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왕권이 사라지기를 바라며 교황, 수도자, 사제들을 반대하고 무너뜨리려 온갖 술책을 다 쓰고 있습니다.
유혹의 세 가지 예를 숙고해봅시다. ㄱ) 아담과 하와가 받은 유혹 ㄴ) 천사들의 타락 ㄷ) 사막에서 예수님이 받으신 유혹.
아담과 하와가 받은 유혹: 악마는 모든 생물 중 가장 지혜로운 뱀의 형태를 취하고는 가장 쉽게 속일 수 있는 하와에게 다가가 친절한 어투로 ‘왜 하느님께서 낙원의 모든 나무 열매를 먹지 말라고 명령하셨을까?’라고 말했습니다. 하와가 ‘우리는 낙원에 있는 모든 나무 열매를 따먹을 수 있어. 그러나 동산 한가운데 있는 나무 열매만은 먹지도 만지지도 말라고 하느님께서 명령하셨어. 그 명령은 지키지 않으면 아마│
죽을 거야.’라고 하자 뱀이 여자에게 말했습니다. ‘아니다, 너희는 결코 죽지 않는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 너희 눈이 열려 하느님처럼 되어 선과 악을 알게 될 줄을 하느님께서 아시고 그렇게 말씀하신 거야.’ 그래서 여자가 쳐다보니 그 나무 열매는 먹음직스러워 보였습니다. 여자가 열매 하나를 따서 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자, 그도 그것을 먹었습니다. 이리하여 둘 다 불순종의 큰 죄를 지었습니다.3 보십시오, 악마가 어떻게 행동했는지.
(유혹에 이끌리게 되면) 자기가 자신의 주인이 될 수 없게 되므로 유혹 초기에 조심해야 합니다! 하와가 곧바로 그 악마를 쫓아냈다면, 악마는 속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녀의 잘못은 그와 쓸데없이 대화를 계속하며 열매를 바라보았다는 것입니다. 열매를 바라보자 먹고 싶어져 손을 뻗쳤습니다. 악마는 그녀에게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과일을 먹은 너는 이제 곧 악을 알게 될 거야’.
하와가 열매를 맛보고 아담에게도 그 열매를 주기까지 악마는 그녀 곁에 즐겁게 머물렀습니다. 악마와는 토론할 것이 없습니다! “위험을 즐기는 자는 그 위험으로 망하리라.”4
많은 사람이 환상을 즐기고 따라갑니다. 그 책을 읽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몇 구절을 읽습니다. 또 지켜야 할 사항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는 자신감을 갖고 한 걸음 또 한 걸음 걷다가 악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악마가 영혼을 완전히 소유하려고 하지만, 우리 편에서도 넘어지지 않으려 애를 씁니다.
그러나 유혹에 이끌려 따르게 되고, 육체의 욕망과 교만이 몰래 들어올 길을 만들어 갑니다.
죄의 낭떠러지로 다가서기 시작하는 사람도│
처음에는 버텨내지만, 어느 순간 자유롭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죄에서 멀리, 아주 멀리 떨어져 힘껏 저항하며, 유혹이 머무를 자리를 만들지 마십시오!
산에서 굴러떨어지는 작은 돌멩이가 큰 재난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산 아래로 무너져 내려오던 눈덩이가 모든 것을 덮어버리고 마는 눈사태를 일으킵니다.
천사들의 타락: 아름답고 현명한 천사들을 창조하신 주님은 그들을 시험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충실한 천사들만 영원히 천국에 머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늘의 모든 정령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천사 루시퍼Lucifero(빛의 전달자)는 자신에 도취되어 ‘왜 하느님을 흠숭해야 하나? 나는 그분 곁에 내 옥좌를 만들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시험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영원한 성부께서는 천사들에게 당신 성자의 강생신비를 계시하시어 당신 성자를 흠숭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성자가 천사의 모습이 아니라 인간의 모습을 취하신 것을 질투하던 루시퍼가 반역했다고 전해집니다. ‘어떻게 이토록 아름다운 내가, 비록 하느님의 성자라 하더라도 인간을 숭배하기 위해 나를 낮추어야 하는가?’ 그래서 루시퍼가 반기를 들며, 그를 따르는 동료들을 모으자 많은 천사가 그의 편으로 모여들었습니다. 그러나 더 많은 천사가 따르는 성 미카엘(미카엘이라는 이름은 누가 하느님과 같은가?라는 뜻이다)은 자신의 깃발을 잡고 “누가 감히 하느님과 같으냐Quis ut Deus?”라고 외쳤습니다. “그때 [하늘에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Factum est magnum proelium in coelo.”5 루시퍼는│
지옥에 떨어졌고 성 미카엘은 영광스럽게 하늘에 남았습니다.
인류의 시초에 루시퍼는 인간을 악으로 유혹했습니다.
이러한 것을 배우십시오. 천사들조차 … 유혹에 안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거룩한 두려움 속에서 살아갑시다. 이것이 바로 겸손입니다.
언제나 거룩한 성모님께 전구합시다! 그 누구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교황도, 수도자도, 건강한 사람도, 병자도, 그 누구도! “그렇지만 나는 이미 안전한 궤도에 올랐다고요?…” 아아! 우리가 하늘의 천사들이었다면!… (역주-결코 천사들이 아니므로 유혹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 내포됨)
성 아우구스티노는 성 암브로시오에 견줄 만한 위대한 성성을 지닌 많은 사람이 유혹에 빠지는 것을 보았다고 했습니다. 두려워해야 합니다만, 절망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과 성모님을 신뢰합시다! “그렇지만 온갖 종류의 유혹 때문에 괴롭다고요? …” 예수님은 확고하고, 안전한 피난처이십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언제나 거룩한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어느 성인은 그의 죽음의 순간에 슬퍼하며 그의 몸에 손을 대는 동료에게 “나를 만지지 마시게, 난 아직 살아있네!”라고 말했습니다.
예수님이 받으신 유혹: “예수님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후,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6 예수님이 성령의 인도로 유혹을 받으셨다는 것은 이단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셨습니다. 게다가 유혹은 죄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여러분도 많은 유혹을 받고 있다고요!” 그래서 깨어 있으면서 복음에서 예수님이 가르쳐 주시는 것처럼 하느님의 도움에 신뢰해야 합니다.
제가 “마귀가 유혹합니다.”라고 할 때는, 마귀가 우리를 악에 빠뜨리기 위해 애를 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 시험하십니다.”라고 할 때는, 하느님이 인간의 믿음을 시험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만 마귀는 우리를 넘어뜨리려는 악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반면, 하느님은 우리를 시험하실 때 아주 좋은 의도를 가지고 그렇게 하시는 것입니다.
유혹에 관련하여 확신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유혹을 어떻게 이길지에 관해 충고해 주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Et ne nos inducas in tentationem, sed libera nos a malo.”7 우리를 유혹에서 벗어나게 해주십사고 예수님께 기도합시다.
기도하지만 유혹이 계속되는 상황을 분명히 밝혀봅시다. 어떤 사람은 유혹을 달콤하게 여겨 쉽게 위험에 빠집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유혹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떤 자매가 성체를 잘 모시고, 유혹의 순간에 자신을 하느님께 맡긴다면 죄를 짓게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고요?” 그래요. 그런데 누군가 코에서 피가 흐른다고 할 때 그가 죄를 지었다는 뜻입니까?
성령께서는 “유혹을 받을 때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8 하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시험하시니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천국이 아주 가까이 있다고 여러분에게 말해 주기를 바랍니까? 여러분은 그곳으로 당장 뛰어갈 정도로 용감합니다. 그러나 먼저 시험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시련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렇게 시험을 통과한 그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beatus vir qui suffert tentationem, quia cum probatus fuerit accipiet coronam vitae.”9
“피하지 말고 그대로 머무십시오! …” 멈춘 상태에서 단잠을 주무십시오.
“그렇지만 … 내일 다시 시작하십시오! …”│
그렇다면 우리는 유혹을 받으신 예수님보다 더 우월하다고 자부해야 합니까?
“그러나 거기서 벗어나는 것이 더 낫지 않겠습니까?” 주님께서는 그 사실을 알고 계십니다. 유혹에 놀라지 마십시오. 마귀는 나쁜 의도를 가지고 유혹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좋은 의도로 유혹을 허용하시기에, 우리는 여전히 하느님께 붙어 있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에는 우리 의지가 오로지 하느님과 일치해 있고, 마음은 온통 폭풍우 속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시어,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10 무슨 말입니까! 참회하기 위해 광야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그 순간 유혹자가 다가왔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일반적으로 더 잘 하려고 노력할 때 더 많은 유혹을 받게 됩니다! 혹독한 유혹은 착한 이들에게 주어집니다.
“그분께서는 사십 일을 밤낮으로 단식하신 뒤라 시장하셨다.”11 그때 유혹자가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마귀는 유혹하는 것이 본업이기 때문에 유혹자라고 불립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들에게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12 악마는 예수님이 하느님이신지 시험해보려 했지만, 예수님은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13고 대답하셨습니다. 이는 ‘내가 단식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음식보다 내가 좋아하는 더 훌륭한 음식, 곧 하느님의 말씀을 나는 먹었다.’고 말씀하고자 하셨던 것입니다.
첫 번째 유혹은 관능의 유혹입니다. 이 유혹은 우리에게 다양한 측면을 지닙니다. 처음에는 (어린이로서) 탐욕의 유혹을 더 많이 받고, 그런 다음 음욕의 유혹, 이어서 교만의 유혹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인으로서 인색함의 유혹을 받게 됩니다.
두 번째 유혹은 교만의 유혹입니다. 악마는 예수님을 성전 꼭대기에 세운 다음 교만에 관해 유혹합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리라.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예수님은 “성경에 이렇게도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14 하고 이르셨습니다. 교만은 특히 인생의 두 번째 시기에 느끼게 됩니다. 다시 말해 힘, 에너지 그리고 지성이 꽃피는 나이에 교만의 위험이 커집니다.
세 번째 유혹은 인색함의 유혹입니다. “악마는 다시 그분을 매우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보여주며, ‘당신이 땅에 엎드려 나에게 경배하면 저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 하고 말하였다.”15 악마는 하느님의 성자께 자기를 경배하라고 요구합니다. 얼마나 뻔뻔스럽습니까! 악마는 하느님이 천사들에게 내리신 시험에서 메시아를 경배하기 위해 자신을 낮추기를 거부했습니다! 세 번째 유혹은 인색함의 유혹입니다. “세상의 모든 나라를 당신에게 주겠소.”
“악마를 이길 필요가 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악마는 우리 지성을 혼란시키고, 마음까지 혼란시키려고 애쓰며, 의심하고 낙심하게 만듭니다. 마음이 오만해지도록 자극하기 위해 모든 것을 이용하고, 책도 이용합니다. 책은 “활자화된 악마diavolo incartato”라고 하고, 나쁜 사람들은 “육화된 악마diavolo incarnato”라고 합니다.
유혹은 언제까지 지속됩니까? 전 생애 동안! 우리는 결코 ‘이제 악마를 이겼다.’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악마를 이깁니까? 기도로써,│
깨어 경계함으로써 이기게 됩니다. 사탄의 머리를 짓밟으신 성모님께 기도합시다. 계속 깨어 있읍시다. 성 베드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의 적대자 악마가 으르렁거리는 사자처럼 누구를 삼킬까 하고 찾아 돌아다닙니다. 여러분은 믿음을 굳건히 하여 악마에게 대항하십시오Fratres, sobrii estote et vigilate quia adversarius vester diabolus tamquam leo rugiens circuit quaerens quem devoret, cui resistite fortes in fide.”16
성 베드로의 말씀은 경각심을 일깨우는 지혜의 말씀입니다. 당신의 귀감을 통해 우리에게 유혹을 이기도록 가르쳐 주신 예수님께 기도합시다. 싸움에서 우리를 도와주도록 성 미카엘에게 전구합시다. 주님이 우리를 죄에서 구해 주시고, 우리를 유혹에서 지켜주십니다.
1 마태 4,19 참조.
2 Costa D. SSP, 「마귀Il Diavolo」(=「악마Il demonio」?,) Alba, Soc. San Paolo, 1936 참조.
3 원문에는 commissero로 되어있다.
4 집회 3,25.
5 묵시 12,7.
6 마태 4,1 참조.
7 마태 6,13.
8 마태 5,12 참조.
9 야고 1,12.
10 마태 4,1.
11 마태 4,2.
12 마태 4,3.
13 마태 4,4.
14 마태 4,5-7.
15 마태 4,8-9.
16 1베드 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