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우리는 수도자 신분 자체에 관해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하느님이 허락하신다면 교회 안에서, 곧 성바오로수도회 안에서의 수도 사명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우리 주님은 시대에 따라 당신의 교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늘 마련해주십니다. 오늘날 나쁜 출판물에 의해 커다란 악이 현실적으로 대두되었으므로, 악을 방어하는 수도회가 필요합니다. 불행하게도 죄의 파도를 가라앉히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이탈리아는 프랑스, 러시아, 영국에 비해 신문사가 적은데, 호주, 이집트, 미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다른 주요 국가들에 비해서도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신문사가 적은 반면 출판사는 많습니다.
협정1 후에 출판 분야의 악은 더욱 가공할 만한 것이 되었기에 가장 필요한 선은 좋은 서적을 보급하는 것이 더욱 자명해졌습니다.
시대에 따라 “수도회에서 해야 할 걸음은 달라집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런 걸음을 할 수도회의 설립이 필요하고, 교구 승인, 교황청 승인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성좌의 승인 후 수도회는 합법적인 승인의 범주를 벗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알바 교구 밖에 분원을 세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두 가지 허락이 필요합니다. 모원이 있는 지역 주교의 허가와 새롭게 시작하는 지역 주교의 허가입니다. 새로운 지역 주교의 허가를 도착하자마자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가능성을 보기 위한 방문이 필요한데, 그런 방문을 위해서는 주교들의 허가가 필요치 않습니다.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장소를 물색하면서 멀리서 보던 것과 가까이에서 보는 것이 늘 같지 않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여러분이 받아야 할 허락이 늦어지는 것은 여러분이 방문하여 경험하는 중이고, 언어와 그 지역 상황을 배우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견고하고 활발하게 지속시킬 수 있는 것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수도회는 아직도 형성 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합니다. 게다가 여러분은 성바오로딸들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모든 것의 이유가 될 것입니다.
새로운 분원을 시작하기 위해 생계를 보장할 수 있는 자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규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살펴봅시다. 자금이 있습니까? 자금이란 “in re vel in spe”가 되어야 합니다. 곧 주머니에 가지고 있거나 찾을 희망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양심을 정화하고 마음을 깨끗하게 비우십시오. 나머지 것은 모두 주님이 해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이 가야 할 때, 확고한 정신으로 가십시오. 가장 큰 위험은 자루가 온전치 못해 밀가루를 길에서 흘려버리는 것입니다. 도시 변두리에서 우유통을 운반하던 우유 배달부가 통에 구멍이 난 것을 알지 못해 길에다 흘려버리고 겨우 몇 리터의 우유만 가지고 로마에 도착했습니다. 여러분은 그와 같이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아주 확고해야 합니다.
교회는 하느님 말씀의 사도직을 기뻐합니다. 교회는 이러한 사도직에 가장 아름다운 이름을 부여했습니다. 하느님 뜻은 여러분에게 분명하고 정확합니다. 하느님 뜻은 여러분에게 하느님의 축복을 주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손 안에 큰 보물이 있습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이 보물은 질그릇에 담겨 있습니다!2
어떤 분원에서는 짐이 파손되어 도착하니 파손되지 않도록 포장을 잘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여러분이 먼 길을 갈 때 여러분도 파손되어 도착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여러분에게는 하느님의 약속이 있고, 모든 나라에 갈 수 있다는 보장도 주어졌습니다. 좋은 길로 가고 있음을 확신하십시오.
여러분은 ‘복음의 입’입니다. 이에 걸맞지 않게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 만일 복음이 바닥에 떨어진다면, 여러분의 사명도 추락할 것입니다. 이것은 하느님 편에서 본 것입니다! 우리 편에서 볼 때 상황은 더 불행할 것입니다. 충실하고, 잘 응답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코 다른 이들을 책임지기 위해 간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그 누군가를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레위가문처럼 모든 이를 책임지기 위해 가는 것입니다.3 말을 많이 하지 마십시오.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조차 말할 수 없을 때에는 침묵하십시오. 하느님 섭리가 설득력있게 말하도록 도와주실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분원을 개설하는 허락은 성소자들을 받아들이는 허락도 포함하는 것입니다.
다시 수도자 신분에 대해서 말하겠습니다. 세상에는 세 가지 신분이 있는데, “수도자 신분은 세 가지 삶의 방식 중 하나입니다.” 곧 결혼, 독신, 수도자 신분입니다.
결혼 신분은 대다수 사람들의 신분입니다.
독신은 특별한 이유 때문에, 첫 번째 신분과 세 번째 신분에서 제외된 소수의 신분입니다.
수도자 신분은 예외적인 신분입니다. 예수님이 당신 감실에서 고해사제나 어떤 수녀를 통해, 또는 내적 영감이나 장상들의 판단을 통해 그 영혼을 부르셔야 합니다. 각자는 자신의 생활 환경에서 응답해야 합니다. 그리고 서원을 한 후에는 더는 자기 자신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수도회에 속하게 됨을 알아야 합니다. 때때로 서원을 한 후에 병에 걸려, 사람들의 봉사를 받아야 할 필요가 생깁니다. 여러분은 환자들을 돌보아 주고, 그들을 잘 보살피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주님이 그들을 위해서 필요한 것을 보내주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육신의 병이 영혼의 병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수다를 떨고, 음식에 대해 불평하고, 자신은 그 누구의 충고도 받지 않으면서 다른 이들을 충고하려고 복도 구석에 서 있지 마십시오.
‘그렇지만 나는 환자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까? 좋습니다. 공동의 과제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니 하지 마십시오. 다만 양심성찰을 생략하지는 마십시오. 30분의 묵상도 할 수 없습니까? 그러면 침대에서 한 시간 묵상하십시오! 환자들은 공동체를 방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필요한 것을 침대로 가져가서는 안 된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다른 모임을 만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흔히 육체적인 병이 윤리적인 병의 서곡이 된다고 말합니다. 공동체의 짐이 되지 말아야 하고, 허약한 환자 노릇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치료를 요청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치료를 청할 수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관 하나와 묘지 구석자리를 청할 수 있습니까? ‘내가 죽게 될 때 나를 묻어줄 거야’라고 믿으십시오. 그렇지만 대리석으로 된 무덤을 원해서는 안 됩니다. 병자들에 대해 두 가지를 말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질병이 확실한데도│
그 사실을 말하기 힘들어하고, 어떤 사람은 ‘꾀병’으로 병자노릇을 합니다.
칼뱅4은 자신에게 기적의 능력이 있다면서 사람들을 선동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죽은 사람이 살아났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그의 친구와 계략을 짰습니다. 그 친구는 우물에 빠져 죽은 체하기로 했고, 칼뱅은 군중들 앞에서 그를 소생시키기로 했습니다. 정해진 날이 다가왔습니다. 칼뱅이 우물에 다가가 그 친구를 살리려 애썼지만 헛된 일이었습니다! 죽은 체하던 사람은 정말 죽어버렸습니다.
우리의 병은 머리에서 만들어진 병이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여러분은 공동생활을 못하게 되는 처지에 놓이지 않도록 늘 주의하십시오. 예외는 예외일 뿐 규칙이 아닙니다.
“수도자 신분은 누구에게서 시작되었습니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분은 당신 말씀과 복음적 권고(청빈, 정결, 순명)를 통해, 당신의 완전한 청빈과 정결, 완전한 순명의 귀감을 통해 수도자 신분을 가르치셨습니다. 또한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통해 수도자 신분에 생명을 불어넣으셨습니다.
희생제사와 성사를 제외한 신심실천은 모든 수도회가 동일하지 않습니다. 성체조배 시간은 여러분의 합창5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체조배 시간을 소홀히 하는 마에스트라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기본적인 준수사항을 완수해야 한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원장이 될 수 없습니다.
수도 가족은 다양하지만, 근본적인 규칙서는 네 가지입니다. 예수님의 사생활을 본받는 성 바실리오6의 규칙서가 있고, “기도하고 일하라”는 좌우명을 내건 성 베네딕도의 규칙서가 있습니다. 관상생활 외에 사도직도 하는 성 아우구스티노의 규칙서가 있고,│
마지막으로 가난한 예수님을 본받기로 결심한 성 프란치스코의 규칙서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예수님을 길 진리 생명으로 받아들입니다. 이것이 바로 여러분으 존재 이유입니다.
여러분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의지 부족입니다.
수도자 신분은 시대를 거쳐 발전했는데, 성 바실리오와 사막의 성 안토니오7의 규칙서는 봉쇄생활의 관상 수도자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16세기부터는 성 베네딕도, 성 아우구스티노, 성 프란치스코의 규칙서를 채택한 활동수도회들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날에는 혼합된 삶의 수도회들이 지배적입니다.
여러분은 후자의 수도형태에 속하며, 성녀 마르타의 활동과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의 관상생활 정신에 참여하는 것입니다.8 이러한 삶을 살 때 공덕은 극대화되고, 유혹은 최소화됩니다.
“수도회를 인가하는 교회의 의도는 무엇입니까? 1) 교회는 경건한 삶을 살고자 하는 영혼들의 열망에 부응하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2) 모든 수도회가 그늘진 세상을 비추는 등대요 중심이 되어, 어둔 길에서 방향을 잃거나 미궁9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교회는 영혼을 성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성성의 단계는 다양합니다. 1) 평신도들이 도달할 수 있는 공동의 성성 2) 세 가지 대신덕과 사추덕을 통해 이루어지는 영웅적인 성성 3) 자신을 위한 공덕을 바라지 않는 가운데 특별한 선물을 받는 신비적인 성성 4) 수도자의 성성입니다. 여러분의 성성은 바로 이 네 번째입니다. 여러분의 성성은 공동생활을 잘 할 때, 사도직과 일치된 신심 실천을 잘 행할 때 얻어집니다. 사람들의 선을 위하는 마음으로│
주님이 여러분의 손에 맡겨주신 것들, 곧 교리, 성경, 교부들의 전승에 전념하십시오.
“거룩한 수도자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성인들의 대다수는 수도자들입니다.” 베네딕도 수도회만 5만 명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베네딕도 회원이 되고 싶습니까? 여러분은 성화되기 위해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1925년에 시복·시성된 72명의 복자와 성인들 가운데 64명이 수도자였고, 나머지 8명은 사제들과 일반 신자들이었습니다. 수도자 성인들 가운데에는 유명한 교회학자가 많은데, 특히 성녀 비르짓다Brigida,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성녀 데레사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1929년에 선교활동을 하는 사제들이 1만5천 명이고, 그 가운데 1만4천8백 명이 수도자였습니다. 방인 출신이 아닌 교리교사들은 모두 수녀들입 니다.
저는 며칠 전 아프리카 선교회 원장 수녀의 방문을 받았는데, 성바오로딸수도회의 아프리카 진출을 요청하기 위해 저에게 온 것입니다. 선교지역에 있는 수녀들은 무엇을 하느냐고 물어보니까, 사제는 활동하는 데 제한이 많고, 주변에 큰 공간이 생겨도 아무것도 할 수 없으나 수녀들은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원주민들은 수녀들과 쉽게 사귀며 수녀들을 존경하므로 수녀들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학교에는 가톨릭 자료가 부족하여 개신교 교재를 사용하는 것이 아쉽다고 했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수도자 신분으로 불러주시면서 예외적인 사항을 만드셨습니다. 일반적인 규칙은 결혼생활에 적용되어야 합니다.
성소는 주님이 많은 영혼들을 위해 주신 예외적인 사랑과 호의입니다. 주님께서 당신 방식으로 영혼들을 특별히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영원하신 성부께서는 성자께│
특별한 사랑의 표지로 십자가를 주셨습니다. 예수님이 받으신 특별한 사랑은 하느님이 주신 것이고, 그 큰 사랑은 십자가를 받아들임으로써 드러났습니다. 영혼은 예수님에 의해 십자가에 못 박히거나 스스로 십자가에 매달립니다. 많은 내적 시련을 겪거나 고문을 당하는 등의 외적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여러분 앞에는 끝없는 선의 영역이 있습니다. 좋은 일꾼들을 보내주시도록 추수 주인께 기도하십시오! 예수 그리스도께 의지하여 걸어가십시오. 원수가 여러분 가운데 있으면서, 성공하지 못하는 탓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돌리고 있다는 점을 살피십시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10 하느님의 약속을 믿으며 단호하게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늘 특별한 사랑을 주시지만, 당신 방식대로 사랑하십 니다.
1 이탈리아 정부와 교회 사이의 협정이 교황 비오 11세의 재위 기간이던 1929년 2월 11일, 라테란 조약(Patti Lateranensi)으로 이루어졌다.
2 2코린 4,7 참조.
3 여호 13,14 참조.
4 Calvino Giovanni(1509-1564)는 프랑스 태생으로 종교개혁에 가담하여 자신의 사상을 주장했다.
5 합창, 곧 성무일도를 공동으로 바치는 것을 말한다.
6 Basilio di Cesarea(330-379)는 수도자요, 체사레아의 주교로서, 「대규칙서Regola maggiore」와 「소규칙서Regola minore」 및 수많은 작품들을 썼다. 동방 교회의 교부요, 교회학자이다.
7 Antonio Abate(251-356)는 이집트의 부유한 가정 출신이다. 20세에 테바이데(Tebaide) 사막에 은거하였는데 그의 주변에 수많은 제자가 모여들자 수덕생활로 이끌었다. 동방 수도생활의 창시자 중 한 사람이다.
8 루카 10,38-40 참조.
9 원문에는 libirinti로 되어있다.
10 마태 28,20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