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 저는 이 거룩한 대피정을 마치면서 누군가 아직도 신자로서, 수도자로서 높은 완덕에 부름받았다는 것을 전적으로 확신하지 못할까봐 두렵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이런 확신 없이 대피정을 마친다면 악마의 큰 속임수의 희생물이 될 것입니다. 완덕에 부름받은 것을 제가 어떻게 알수 있느냐고요? 여러분이 수도생활에 부르심 받았다는 것을 굳게 확신합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이 확실히 수도서원을 한 것처럼 완덕에 부름 받았다는 것을 깊이 확신합니다. 수도서원을 한 것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수도서원을 했다는 것은 완덕과 관상에 부르심 받았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이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적어도 첫 단계인 관상의 단계에까지 부르심 받았습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무상으로 주어진’1 탁월한 단계에 대해 말씀드린 것이 아닙니다. 탁월한 단계는 여러분의 힘에 달린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주님께서 더 낫다고 여기시는 대로 행하시는 것입니다. |
[193] 그것에는 많은 신비적인 현상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에게 달려있는 것이 아니니 갈망할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고요기도에는 도달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각 사람은 이 목표에 도달하는 데 방해되는 것이 무엇인지 봐야 합니다. 성령의 작용에 자유로이 내어드려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수도자는 적어도 죽음의 순간에는 상급처럼 습득된 관상에 자주 이르고, 또한 주부된 관상에로 확실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서두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게 관상생활을 준비하십시오.
우선 완전한 순명과 욕정을 제어하고, 마음의 정화 작업에 익숙해지도록 하십시오.
영혼이 대화적 묵상에 싫증을 느끼고, 애정적 기도에 들어가고 있음을 느낀다면 이를 시작하십시오. 진리의 한 마디 말씀 안에서 풍성한 양식을 느끼며 묵상하고 싶은 갈망이 일어나면 거기에 머무르십시오. 이것이 습득된 관상의 단계입니다.
어떤 빛을 받은 후에 다시 어둠에 빠질 수 있습니다.
종종 영혼이 자신 안에서 어느 특별한 표지로 인해 기쁨을 느낄 때 주님께서 당신의 은총으로 잡아 이끌어주십니다. 늘 겸손한 영혼이 이것을 받습니다. 여러 가지 책을 읽고, 여러 강의를 들은 후 깊이 남는 것을 짧은 몇 마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 말씀에 머물러 숙고하
십시오. 성령께서는 “불고 싶은 데로 부는 분이십니다.”2
[194] 이런 상태가 시작될 때 주의를 기울여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폭넓은 지도가 필요합니다. 지혜로운 지도자는 이를 따를 뿐 앞서 가지 않으며, 허영심을 거슬러 경계하고 악마의 속임을 대항하게 합니다.
성녀 프란치스카 드 샹탈3 은 어떤 고해 사제의 지도를 받았는데 완덕의 길에서 한 걸음도 자유롭게 나아갈 수 없었습니다. (그 고해 사제는 성녀에게 그리 좋은 것이 아닌 것들을 서원하게 했습니다.4 그는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를 만났을 때만 완덕의 길을 달릴 수 있었습니다.)
탈선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자주 고해 사제에게 말하십시오. 그리고 관상에서 최대의 결실을 내도록 하십시오. 곧 하느님과 언제나 보다 더 친밀한 일치와 더욱 완전하게 성삼위의 성전을 이루며, 예수 그리스도와 더욱 친밀한 일치를 이루고, 항상 보다 큰 성령의 부음을 받는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는 성화에 부름받았습니다.
적어도 습득된 관상 단계에 도달해야 합니다. 그러한 은총을 적어도 죽음의 순간, 여러분 생애의 마지막 순간에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겸덕이 필요합니다. 겸손 없이는 아무런 선도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피정 동안 여러분은 많은 것을 묵상했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많은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동정 마리아께서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5라고 하신 것처럼 할 차례입니다. 우리가 피정 중에 들은 것을 묵상합시다. 성모님을 본받아 여러분의 마음에 모든 것을 간직하십시오.
[195] 어떤 사람은 이미 전에 빛을 받았기 때문에 이런 말들에 감명을 받지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더 앞자리로 올라 앉게!’ 6라는 주님의 초대 말씀을 들어 아주 강한 감명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초대를 묵상하고 따라야 합니다. 이 대피정에서 들은 것들을 오래토록 묵상할 수 있습니다. 관상, (적어도 습득된 관상)에 도달한 사람은 한 해 혹은 더 긴 기간 동안 묵상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숙고와 묵주기도, 영성체 등을 할 때 각자에게 예수께서 특별히 마음에 들려주신 것을 각별히 묵상하십시오.
대피정의 날을 하루 더 가질 수 있었더라면 참행복에 대한 것과 성령의 열매에 대해 묵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두 가지 점에 대해 언급하고자 합니다.
성령께서 지성에 작용하시어 신앙을 불러일으키시며, 감정에 작용하시어 사랑을 일으키십니다. 그리고 이 은총이 퍼져 나가 사방으로 퍼지는 섬광처럼 십자가 형상을 일으킵니다. 이것이 사추덕입니다. 이 일곱 가지의 덕(세 가지 대신덕과 사추덕)을 완성하기 위해 성령께서 당신의 일곱 가지 선물로 개입하십니다. 사추덕이 확산하여 각각 세 개의 빛줄기를 일으킵니다. 이렇게 우리는 12가지의 성령의 열매를 지니게 됩니다.
“영혼이 덕행과 은총을 재개하여 현재의 은총에 충실하게 부응할 때 처음에는 불완전하고 고통스러운 덕의 행실을 낳지만 나중에는 향상되고 맛깔스러움을 느껴 마음이 거룩한 기쁨으로 채워지게 됩니다. |
[196] 이것은 성령의 열매로, 덕스런 행위 혹은 완덕의 어느 지점에 이른 것이며, 영혼이 거룩한 기쁨으로 채워진다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성 바오로는 이것을 12가지 용어로 열거합니다.” 그러나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관용, 성실, 온유, 겸손, 절제, 정결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막는 법은 없습니다.” 7 “그러나 성 바오로가 완벽한 목록을 열거하려고 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성 토마스는 이에 대한 숫자는 영혼이 영적 위안에 놓이게 하는 모든 덕행을 가리키는 상징임을 옳게 관찰했습니다.8
그런데 여기서 사랑은 단순한 덕이 아니라 사랑의 꽃인 부드러움과 온유함을 의미합니다. 자비로운 영혼은 기쁨과 평화 속에 살며 인내롭고 인자하며, 신앙을 소유하고, 너그럽고 선량하며, 온유하고 절제와 동정의 정결을 살아갑니다. 그로써 영혼은 열매를 내는 나무처럼 됩니다.
그 중의 가장 큰 가지는 대신덕으로서 여기서 사추덕이 뻗어나가고 모든 가지 위에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합니다.
뿌리를 잘 내린 영혼은 은총의 열매가 풍성하며, 자신 안에 참행복과 더할나위없는 만족을 느낍니다. 이것은 상급과 영원한 행복의 서곡입니다. |
[197] “덕과 은총을 잘 가꾸어서 열매를 얻게 되고, 그 열매로써 행복과 영원한 행복의 서곡이 이루어집니다.” 9
“참행복은 우리 안에 있는 거룩한 활동의 마지막 화관입니다. (…) 우리의 주님은 산상수훈에서 여덟 가지로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의 가난, 온유함, 눈물, 정의를 목말라함, 굶주림, 자비, 마음의 깨끗함, 평화, 박해 중의 인내.”10 각각의 이 기쁨은 천국에서 상으로 받게 될 기쁨의 전주곡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11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가난을 자신의 부인으로 삼았습니다. 가난하고 쓸쓸한 방에서 죽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이 가난한 방이 천국에서는 부유한 왕궁으로 바뀔 것입니다.
참된 행복은 시간과 영원 사이의 경계선입니다.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모든 것에서 자비심을 얻습니다. 온유한 사람보다 더 사랑받는 사람은 없습니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죄를 짓지 않아 감각의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보다 진심어린 눈물을 흘리며 통회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위안을 주십니다. 이 영혼은 양심의 가책으로 가장 쓴맛을 느낍니다. 뉘우침으로 인해 아흔아홉 명의 의로운 사람보다 회개하는 죄인 하나 때문에 축제를 여는 천국의 기쁨을 느끼기 시작합니다.12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하게 될 것입니다.” |
[198] 주님은 이러한 갈망들을 틀림없이 채워주실 것입니다. 성화의 은총을 바라는 이들의 청에 응답하시지 않는다면 그 어떤 청을 들어주시겠습니까? 이런 갈망들을 들어주시지 않는다면 다른 무엇을 들어주시겠습니까?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13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여러분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사람을 용서할 만큼 아주 선하다면 주님은 여러분을 용서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천국을 바라고 있습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마음이 깨끗할수록 천국에서 예수님을 더 잘 관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지상에서 이미 하느님과 그분의 선하심을 맛볼 것입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어디에서나 평화를 가져다주는 사람들은 평화의 머리이신 하느님의 벗이 됩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반대를 받는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그들은 성인이 되어 천국을 얻을 것입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그러므로 성령께서 이미 온유함으로 영혼을 채워주시는 것은 천국에서 누릴 기쁨을 미리 맛보는 것입니다. 천국에서는 미리 맛보는 것뿐 아니라 직접 맛을 보며 완전하고 영원한 기쁨을 누릴 것입니다.
예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귀한 행복을 맛보기를 바라며 열심한 마음으로 감사드립시다. 성모님과 성 바오로께 우리를 당신들의 자녀로 받아주심에 대해 감사드립시다.
[199] 피정에서 떠나기 전에 말을 적게 하라는 당부를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거룩한 열정과 훌륭한 원칙과 거룩한 이상이라는 보화를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 이 보화를 보호하십시오! 곧바로 실천에 옮기며 기민함과 근면함, 단순함으로 여러분의 임무에 복귀하십시오. 잠심을 유지하십시오. 탈선과 낭비에 내맡기지 마십시오. 모든 것에 마음을 열어 놓지 마십시오.
예수께서 다스리시는 독방을 만드십시오. 그분과 함께 마음에서 마음으로, 입에서 입으로 말하십시오. 마음이 비뚤어진 지향과 헛된 갈망을 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여러분은 완덕에 이르고자 하는 거룩한 갈망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너무 쉽게 이쪽저쪽으로 넘겨보지 마십시오.
앞으로, 앞으로 가십시오! 갈 길이 아직 멀고, 횡단할수록 갈 길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여정은 천국 영광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
1 라틴어 원문: “gratis datae.” 한 영혼에게 주어진 은사들은 다른 이들의 영적 유익을 위한 것이다.
2 요한 3,8 라틴어 원문: “Ubi vult, spirat.”
2 요안나 프란치스카 드 샹탈(1572-1641): 프란치스코 살레시오가 방문회를 창립할 때 협력했다.
4. ‘더 나은 선’ 라틴어 원문: “de bono meliori.”
5 루카 2,19 라틴어 원문: “Conservabat omnia verba haec, conferens in corde suo.”
6 루카 14,10 라틴어 원문: “Ascende superius!”
7 갈라 5,22-23(불가타본) 라틴어 원문: “Fructus autem Spiritus est: caritas, gaudium, pax, patientia, benignitas, bonitas, longanimitas, mansuetudo, fides, modestia, continentia, castitas.”
8 A. Tanquerey, Compendio di teologia ascetica e mistica, n.1359.
9 A. Tanquerey, 앞의 책, n.1360.
10 A. Tanquerey, 같은 책, n.1361.
11 마태 5,1-12 참조.
12 루카 15,7 참조.
13 마태 6,33 라틴어 원문: “Quaerite primum regnum De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