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가면 지혜와 함께 편히 쉬리니 그와 함께 지내는 데에 마음 쓰라릴 일이 없고 그와 같이 사는 데에 괴로울 일이 없으며 기쁨과 즐거움만 있기 때문이다.(지혜 8,16)
그리스도교 문화
마리아는 본질적으로 타고난 사도이시다. 마리아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내어 주고 생명을 가져다주는 중개자, 은총의 분배자가 되기 위해 오셨다. 마리아에게서 이러한 후광을 없앤다면 마리아의 존재 이유가 없어지며, 마리아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가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요한 10,10) 오신 사도이시다. 마리아는 생명이신 그리스도께 우리를 인도하시려고 오셨다.
마리아는 사도이시다. 예언 안에서, 삶에서, 하늘나라에서 사도이시다.
마리아께 대한 신심을 확고히 하려면 인류와 각 개인, 시민사회와 교회 안의 사도직 현장과 하느님 나라와 그 영광 가운데 동정 마리아를 모셔야 한다. 하늘의 모후이신 마리아는 비가시적으로 당신 직무를 수행하시나 프랑스의 루르드, 멕시코의 과달루페, 포르투갈의 파티마, 아르헨티나의 루한, 브라질의 아파레시다의 발현을 통해서도 당신 일을 행하신다.
나는 스승 예수님께 봉헌하는 모든 미사에서, 사도들의 모후의 전구로 교회의 필요를 위해, 곧 종교 문화의 고양高揚을 위해 기도하기를 권고한다. 오늘의 지도계층, 전문가, 이른바 교양이 있다는 이들은 가장 숭고하고 가장 필요로 하는 지식에는 놀랄 만큼 무지한 가운데 살아간다. 이탈리아와 교황청의 협약1으로 종교교육은 모든 학교교육의 기반이며 완성이어야 한다. 이는 거룩한 지식에 제 자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일반사회에서는 이성과 신앙, 그리스도교 교리와 시민 문화 사이에 커다란 심연이 가로놓여 있다. 문학과 학문 분야에서 앞선 사람이 가장 기초적인 진리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는 사실을 자주 보게 된다. 그들은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부끄러울 만큼 무지하다. 세상의 명예로운 일 앞에서는 스승처럼 행동하는 어리석은 사람들, 그들은 기껏해야 100년을 넘기지 못할 세상의 삶을 위해 그토록 많은 공부를 하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그런데 영원히 끝나지 않을 (천억 세기가 지나도 끝나지 않을!) 삶에 대해서는 단 5분도 내놓지 않는다. 하느님에 대한 지식은 인간에게 가장 값진 것이며 꼭 필요한 지식, 가장 큰 풍요로움이다.
지성인들을 위한 복음화2는 훌륭한 사도직이지만, 인간의 교만으로 인한 드높은 장벽을 넘어야 하는 어려움이 많다. 자기 학식에 도취한 그들은 숭고한 그리스도교 가르침을 들어 높이는 겸손한 이들을 경멸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좋은 결과로 이끄는 길이 있는데, 바로 마리아시다.
지성인, 철학자, 사회학자 등의 박식한 이들이 범하는 오류는 진리의 길을 떠난 데서 기인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
진리이시다.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께로 가는 길이시다. 마리아는 상지의 옥좌이신데 왜 우리는 참 지혜가 아닌 지혜를 찾으려 하는가? 마리아는 착한 의견의 어머니시다. 그런데 왜 우리는 눈먼 사람의 인도를 받으려 하는가? 마리아는 “빛을 탄생시킨 분”3이시다. 마리아는 빛이 아니시지만 빛을 가져오는 새벽, 빛을 반사하는 달이시다. 한편 우리에게는 마리아를 깊이 공경하여 마리아의 자녀가 된 철학자, 사회학자, 문학가, 지성인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영원한 철학, 그리스도교 사회학, 교육학, 고상하고 심오한 지성주의4를 꽃피웠다. 피상적인 지식은 우리를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하지만, 심오한 지식은 하느님께 가까이 가게 한다. 하느님은 지혜 자체이시다.
참된 문화의 어머니 마리아
한 백성을 위한 참된 문화는 네 가지 요소에서 비롯되는데, 그 가운데 세 가지는 본질적인 것으로 진리, 좋은 관습, 그리스도교 신앙이다. 네 번째 요소는 상호보완적인 것으로 인간의 드높은 생활방식이다.
우리는 마리아에게서 진리이신 그리스도를, 마리아에게서 온갖 덕과 숭고한 신심을, 마리아에게서 단순하지만 정돈되고 평온한 삶의 귀감을 받아들인다.
전례적, 대중적, 공동체적, 또는 개인적으로 마리아께 바치는 신심행위를 할 때에는 통상적으로 교회의 행렬이나 예수 그리스도의 행렬을 앞세우거나 그 행렬과 함께한다. 이는 모든 나라에서 또 온 교회가 보편적으로 하는 행위이다.
이탈리아 문학의 수필과 시詩에서 마리아와 관련된 내용이 모두 삭제된다면, 마리아에 대한 그림, 조각, 음악, 건축물이 사라진다면, |
교회의 신앙과 신심에서 마리아께 바치는 전례와 신심, 기도, 그리고 마리아와 연계된 단체의 설립이 사라진다면 …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 내용이 얼마나 빈약할까! 마리아께서 안 계신다면 세상은 어두워지고, 차가운 냉기가 몰아칠 것이다. 이는 아버지와 자녀들의 보금자리인 가정에서 심장과 같은 어머니를 앗아가는 것과 같을 것이다.
삶의 관습을 드높이는 마리아. 땅을 향해 기울어지기 쉬운 인간에게는 하늘을 향해 자기 지성과 마음을 드높여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마리아의 가르침은 삶의 목표를 가르쳐준다. “네가 무엇 때문에 창조되었는지, 네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또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하는지 살펴보아라.” 마리아는 하늘의 모후, 하늘의 문, 천사의 모후, 모든 성인의 모후5이시다. 바로 여기에 온갖 선의 근원이며, 우리 삶을 천국으로 이끄는 지혜가 있다. 바로 여기에 개인적 공적 삶의 관습에 생기를 주고 드높여주는 힘이 있다.
마리아는 모든 이가 쉽게 본받을 수 있는 귀감이시다. 하느님의 거룩함은 인간적, 신적 귀감인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빛나신다. 우리와 같은 모습을 취하신 예수님은(필리 2,7 참조) 영원한 아름다움이시다. 그러나 동정 마리아는 은총으로 드높여진 인간이시므로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마리아는 순수하시고 굳건하시고 인내로우시며 자비로우시다.
마음을 침착하게 하는 마리아. 동정 마리아 앞에서 이방인들은 들었던 칼을 칼집에 꽂고, 잔혹함을 자제하며 공격을 중단했다. 마리아는 온유함으로 오만함을 정복하셨다.
교회의 생명이신 마리아. 니콜라우스는 “마리아 신심은 에페소 공의회 정신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마리아께 대한 신심은 그리스도교 정신 안에서 마리아의 참된 모성과 그리스도의 신성과 진리로 |
악을 물리치고, 그리스도인의 삶을 확립하기 위해 서로 비추고 보완한다.
성모 마리아는 교회 안에서 새로운 자녀들을 낳으신다. 알렉산드리아의 성 치릴로는 에페소 공의회를 폐막하면서 “찬미받으소서, 하느님의 어머니. 당신의 활동을 통해 도시와 마을과 섬에 교회가 태어났습니다.”라고 마리아를 칭송했다. 신자, 본당, 수도회는 모두 성모 마리아의 자녀들이다.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 마리아는 예수님의 나라와 교회를 위해 끊임없이 활동하신다. 마리아의 모든 힘은 교회를 위한 것이다.
모든 수도자의 어머니이신 마리아. 수도자는 교회에서 가장 드높은 완전한 형태의 생활을 한다. 수도회는 교회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수도회는 문명의 역사에서 지적 도덕적 물질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동정 마리아의 삶과 정신에서 영감을 길어낸 수도회는 성모 마리아 신심을 널리 퍼뜨려, 그 신심이 세상에 강력한 기여를 하게 한다. 수도생활은 정결, 청빈, 순명이라는 세 가지 서원의 준수로 이루어지는데, 마리아는 그 귀감이시다. 수도자는 관상, 노동, 사도직, 가톨릭을 수호하는 활동에 전념하는데, 바로 마리아 안에서 이러한 네 가지 형태의 활동을 볼 수 있다.
수도가족의 창립자요 생명력이신 마리아. 마리아와 함께 수도회를 창립하고 첫 걸음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처럼 많은 은총은 오직 마리아 안에서만 기대할 수 있으며, 아무리 힘들고 불가능해 보여도 쉽게 해낼 수 있었다. 특히 카르투시오회와 시토회 창립은 마리아의 덕분이라고 한다. 자비의메르세다리아스수녀회, 가르멜회, 마리아의종수도회 회원들은 |
자기네 수도회는 직접 마리아에 의해 창립되었다고 증언한다. 도미니코회, 프란치스코회, 예수회, 살레시오회, 마리스타교육수도회, 그리스도교교육수도회, 라자로회, 구속주회, 성바오로수도회와 모든 여자수도회는 마리아와 밀접히 연결된 생활과 사목, 사도직 활동을 한다. “그들의 발전은 성모 신심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자선 단체의 어머니이신 마리아. 자선 단체는 대개 마리아와 연결된 수도회가 이끌고 있다. 현대의 선교 수도회는 더 풍요로운 현대적인 사도직으로 사회 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한다. 자비의형제회, 카밀리니수도회, 삼위일체회, 라자로회, 아우구스티노회, 예수회, 고난회 등의 자선 활동 수도회가 있고, 각계 각층의 자선 단체에서 봉사하는 수녀들의 활발한 활동이 있다. 그들은 놀라운 꽃을 피우는 하늘의 정원사인 마리아에게서 영감과 도움을 받는다. 이러한 자선활동이 멈춘다면 우리는 고대 로마 제국이나 오늘날 이교인들 가운데서 보게 되는 가난한 이, 고아, 노인, 젊은이들을 마주할 것이다.
니콜라스는 이렇게 썼다. “마리아는 모든 일과 활동의 중심이시다. 마리아는 뛰어난 은총을 지닌 노동자, 그런 노동자가 되길 바라신다.” 생기차고 활동적이길 바란다면 모든 것은 마리아에게서, 마리아를 통해, 마리아와 함께 온다는 것을 잊지 말자. 자선 활동은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증거하는 동시에 하느님께로 이끄시는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 마리아를 들어 높인다.
가톨릭 액션 단체의 어머니 마리아. 이 활동은 사도들의 모후 마리아를 영예롭게 한다. 마리아의 임무는 |
가톨릭 교계제도에 협력하는 것이다. 오늘날 가톨릭 사제직에 매우 소중하고 꼭 필요한 수단으로 종교 교육, 윤리적 활동, 신앙을 더 잘 옹호하도록 도와주는 젊은이와 남녀들의 조직, 필요한 창안, 출판과 선교와 영화, 노동자 연대, 자선 활동 등은 유용한 것들이다. 마리아는 모후이시다. 모후이신 마리아는 그리스도와 교회 안에서 모든 것을 회복시키기 위해 협력하신다. 마리아는 정의의 거울이시다.
사람들의 모후 마리아. 성 베르나르디노는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를 섬기는 모든 피조물은 영광스러운 동정 마리아도 섬긴다.”고 썼다. 그렇다. 나라와 도시, 군대와 대규모 시민 기업들이 마리아께 봉헌되었다. 마리아의 망토 아래 살아가는 이들은 참으로 행복하다! 스페인,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브라질, 프랑스, 헝가리는 특별히 마리아를 공경한다. 이탈리아는 더 특별한 마리아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성모님께 바쳐진 성당은 신심이 넘치는 예술작품으로 가득하다. 프랑스에는 성모님께 봉헌된 대성당이 서른 개나 된다.
예술의 모후 마리아.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과 성모 마리아의 탄생에 봉헌된 밀라노의 주교좌 대성당의 건축예술은 경이롭기 그지없다. 성모님께 봉헌된 성화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성화는 프라 안젤리코의 작품이다. 가장 뛰어난 조각예술은 피에타 조각상에서 볼 수 있다. 또한 훌륭한 시인과 최고의 음악가들에 의해 시와 음악이 마리아께 봉헌되었다. 마리아는 |
모든 예술가가 다루고 싶어하는 주제다. 또한 이 예술 작품들을 통해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 마리아의 온화함과 자비로움이 사람들을 사로잡는 강렬한 힘으로 드러난다. 과연 마리아는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6 라고 앞서 말씀하셨다.
맺음말
성 제르마노의 말이 결론에 도움이 된다. “변치 않는 희망, 굳건한 보호,7 확실한 피신처, 깨어 지키는 탄원자, 영원한 구원, 어린 양과 목자의 어머니, 모든 선의 보호자, … 이신 당신을 감탄하지 않을 자 누구이겠습니까? 모든 세대가 당신을 복되다 할 것입니다. 오, 마리아, 당신을 공경하지 않는 곳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 당신을 인정하지 않던 나라들도 당신 아드님이 모든 피조물을 심판하러 오실 때 당신을 경외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아드님의 참 어머니로 인정받으실 것입니다. 그때 당신 자녀들에게 베푸신 보물을 빼앗긴 이들은 무지를 탓하며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저희가 당신을 이처럼 공경하오니 저희에게 끊임없는 은총을 내리시는 수호자가 되어 주소서.”
모후이시며 사랑이 넘친 어머니, 우리의 생명, 기쁨, 희망이시여, 당신 우러러 하와의 그 자손들이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나이다, 슬픔의 골짜기에서. 우리들의 보호자 성모님, 불쌍한 저희를 인자로운 눈으로 굽어보소서. 귀양살이 끝날 때에 당신의 아들 우리 주 예수님 뵙게 하소서. 너그러우시고 자애로우시며, 오! 아름다우신 동정 마리아님!
1 라테라노 조약은 1929년 2월 11일 로마 라테라노 궁전에서 체결되었다.
2 알베리오네 신부는 1954년, 이 사도직의 중요성을 주장하면서, 바오로인들의 우선사항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우리가 해야 할 일들,” AD 188항 참조)
3 “Ex qua lux est orta”(“하늘의 영원한 여왕” 후렴).
4 긍정적 의미에서 지성의 삶, 곧 생각의 체계.
5 Regina Coeli, Regina Angelorum, Regina Sanctorum omnium.
6 루카 1,48.
7 양보할 수 없는 확고한 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