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마리아가 말하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루카 1,46-47)
기도의 사도직이란?1
성 바오로는 신자 공동체에 “바오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2라는 표현으로 자신을 소개한다. 열두 사도를 간택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다른 민족들과 임금들에게 내 이름을 알리도록 내가 선택한 그릇”3이라며 성 바오로를 택하셨다. 이러한 말씀으로 바오로는 자신의 사명과 열렬히 희망하는 사람이라는 그의 개인적 성격까지 잘 알리고 있다. 그의 끊임없는 내적 심려는 온 세상을 얻는 것이었다.
그는 이러한 과업을 결코 중단할 줄 몰랐으며, 세상을 얻으려는 의지가 늘 그를 재촉했다. 이렇게 얻어진 세상은 그의 전리품으로 여겨졌고, 마치 독수리가 새끼를 보호하듯 이를 지켰다.
마리아는 늘 평온한 가운데,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강한 의지로 사람들의 구원을 갈망했다.
갈망을 드러내는 기도는 세 번째 사도직이다. 기도는 일상적인 것으로 매우 소중하며, 보편적인 열정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성 야고보는 “서로 남을 위하여 기도하십시오. |
그러면 여러분의 병이 낫게 될 것입니다. 의인의 간절한 기도는 큰 힘을 냅니다.”(5,16)라며 기도할 것을 당부한다.
성 바오로는 티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편지(2,1)에서 “그러므로 나는 무엇보다도 먼저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청과 기도와 전구와 감사를 드리라고 권고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의 구원자이신 하느님께서 좋아하시고 마음에 들어 하시는 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원하십니다.”라고 말한다.
성 바오로는 이 구절에서 기도 사도직을 권한다. 하느님은 기도를 마음에 들어 하시며, 사람들의 복음화와 영원한 구원에 도움이 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곧 기도라고 단언한다. 사실 기도 사도직은 죄인, 불충한 사람, 이단자, 히브리인, 이슬람교도를 위해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는 것이며, 모든 사람이 하느님께 빛과 신앙의 증거, 거룩한 봉사에 열심하며 항구하게 선을 행할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하는 것이다.
필요성
인간의 모든 노고와 모든 좋은 창안도 하느님의 은총 없이는 결실을 맺지 못한다. 그것은 영혼과 생명이 없이 공간만 차지하는 짐과 같을 것이다. “모든 사도직의 넋(영혼)”은 결실, |
지속적인 결실을 내는 거룩한 삶이다. 거룩한 삶이 없는 활동은 포도나무에서 떨어져 나간 가지와 같아 죽을 운명에 처한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4 인간이, 그것도 나약한 인간이 자연적 힘으로 어떻게 초자연적인 일을 하겠다고 나설 수 있겠는가? 사도직에 임하는 사람으로서 이는 아주 무모하고 어리석은 행위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오류다.
아르스의 성자는 이렇게 말했다. “기도하는 삶은 이 지상에서 누리는 크나큰 행복이다. 오,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생명! 하느님과 하나 되는 아름다운 일치여! 내적 삶이란 사랑에 흠뻑 젖는 것으로서, 영혼이 사랑에 빠진 것처럼 그 안에 잠기는 것이다. … 이러한 행복을 이해하려면 영원에 시선을 두어야 한다. … 하느님은 엄마처럼 아이에게 입을 맞추고 사랑 어린 손길로 감싸주신다. 엄마가 아이를 품에 감싸 안듯이 영혼의 내면을 돌보신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이렇게 말한다. “기도는 은총의 샘이다. 설교는 하늘에서 받은 은총을 나누어 주는 물길이다. 사목자는 하느님의 입과 지극히 거룩한 성체에서 배우고 거두어들인 모든 것을 사람들에게 가져다주기 위해 간택된 임금의 전령이다.”
“주님께서 집을 지어주지 않으시면 그 짓는 이들의 수고가 헛되리라.”(시편 127 참조)
하지만 “하느님과 함께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13)
‘기도’하는 ‘사도’ 마리아
가) 마리아는 기도하는 사도이시다. 마리아는 누구보다도 기도를 많이 하셨다. 누구보다 기도를 잘 하셨다. |
거룩한 삶이 가장 완전하고 가장 효과적인 기도인 것이다.
그 규정은 “언제나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5는 것이다. 이 규정을 그 어느 성인도 마리아만큼 온전히 지키지 못했다.
마리아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순간부터 주님 탄생 예고 때까지 얼마나 많이 기도하셨는지 모른다! … 마리아는 아버지 품에서 하느님 말씀을 끌어당겨 당신 태중의 결실이 되게 하셨다.
마리아의 삶은 기도 그 자체다. 마리아는 성성 덕분에 하느님 마음에 들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마리아를 당신의 기쁨인 아드님을 받아들이기에 합당한 거처로 보셨다.
하느님의 말씀은 마리아에 앞서 그분을 맞아들일 준비가 된 합당한 감실을 발견하지 못하다가 마침내 마리아의 마음속에 그 감실을 만드셨다.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성자의 합당한 거처를 마련하셨나이다.”6 하느님 친히 성자의 계획에 따라 만드셨기에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다.”7고 말한다. 이는 마리아를 원죄에서 지켜 주시고, 특별한 은총으로 꾸미시기 위해 기적적으로 개입하신 하느님을 뜻하는 것이다. “마리아의 동정성이 마음에 드셨고, 마리아의 겸손이 마리아를 어머니가 되게 하셨다.”
마리아는 아름다운 자신의 매력 안으로 강생하신 하느님의 아드님을 끌어당기셨다. “나의 비둘기, 나의 티 없는 여인은 오직 하나.”(아가 6,9) 성령께서도 마리아 안에 풍성하게 내려오셨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 오시리라.”8 마리아는 아가에 기록되어 있듯이 |
그 마음의 정원에 매혹되어 오시도록 덕행의 향기로 사랑하는 분을 끌어당기셨다.
나) 영적 기도와 염경기도로. 교부들과 박사들은 마리아가 당신의 기도로 구세주께서 오시는 시간을 앞당기셨다는 데에 일치한다. 하느님의 계획 안에서 마리아는 당신 안에 세상의 세 시대, 곧 구약성경을 통해 펼쳐지는 예수님 이전 시대, 예수님과 함께한 시대,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체, 곧 교회 안에 접목되어 시작된 시대를 품어야 했다. 마리아는 구약에서 간택된 사람들과 함께 메시아를 기다렸고, 오신 그분께 목자들과 동방박사들, 성 요셉과 함께 흠숭을 드렸으며, 예수님께서 하늘로 승천하신 다음에는 교회에서 가장 거룩하신 분, 가장 존경받는 분이 되셨다.
준비기간에 드러난 마리아의 직무가 더 두드러진다. 구세주의 기다림은 유다 백성의 한결같은 관심사였다. 때가 찰수록 그 관심사는 한층 더 생생해졌다. 그러나 가장 큰 특혜를 입으신 마리아는 히브리인 가운데 그 누구도 뒤따를 수 없었다. 마리아는 그 모든 사람보다 더 간절히 구세주를 기다리셨다. 성전에서 배운 성경 주석은 메시아의 위대함과 더불어 사람들 중에서 으뜸인 마리아 자신의 숭고하고 아름다운 사명뿐 아니라 그의 전망을 폭넓고 새롭게 열어주었다. 인류가 빠졌던 오류와 악습, 우상숭배의 깊은 나락을 마리아는 이해했다. 마리아는 구세주께 성조들보다 더 힘차게 간구하셨다. “오소서, 늦지 마소서. 오시어 당신 백성을 구하소서.” 이 목소리는 하느님의 계획에 더욱 힘을 실어드렸고, 성자의 강생을 앞당기게 했다. 기도는 무엇보다 겸손한 마음과 순결과 애덕에서 출발할 때 천상 아버지의 마음을 더 온전히 사로잡는 힘을 지닌다.|
하늘은 이 같은 마리아의 애원에 응답한다. 어느 날, 마리아가 영혼을 더욱 드높여 청원을 드리며 그 가운데 계속 머물러 있을 때,9 대천사 가브리엘이 나타나 “은총이 가득한 이여 … 기뻐하여라. 너에게서 태어나시는 분은 거룩하신 분이라 불릴 것이다.”10 하고 인사한다. 마리아의 기도의 무게는 하느님 저울의 추가 자비 쪽으로 기울게 했다.
기도는 설교자, 저술가, 교사, 교리교사, 선교사, 강사 … 활동과 말, 저술과 출판 사도직을 수행하는 모든 이에게 항구함과 효력과 활력을 불어넣는 사도직이다. 그리하여 성 바오로는 테살로니카 사람들에게 보낸 둘째 편지(3,1)에 이렇게 썼다. “형제 여러분, 우리를 위하여 기도해 주십시오. 주님의 말씀이 여러분에게서처럼 빠르게 퍼져 나가 찬양을 받고 받아들여지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한 설교자가 매우 겸손한 사람과 이러한 약속을 했다. “내가 설교하는 동안 그대는 내 설교가 회심의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모든 사람의 사도직
기도 사도직은 단순하고 쉬우며, 모든 사람이 당연히 해야 하는 사도직이다.
많은 고해사제, 선교사, 저술가, 주교는 선행과 기도를 바치며 탄원하는 사람들의 영혼을 책임진다. 그들은 일하고 투쟁한다. 이들은 고독 가운데, 또는 수도원에 있으면서 산 위에서 모세가 한 것처럼 하늘을 향해 마음으로 팔을 벌리고 서 있는 것이다.
교회 안에서 기도 사도직은 잘 조직된 단체처럼 광범위하게|
퍼져나갔다.11 가톨릭 세계에 널리 퍼져 가입자가 몇 백만에 이르렀다. 열심한 사람의 기도가 그토록 큰 효력을 지닌다면 한마음으로 청하는 많은 사람의 기도는 얼마나 큰 효력을 지녔겠는가!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마태 18,19) 예수 성심의 갈망과 심려가 이룩되기를 바라는 이러한 단체는 다음과 같은 봉헌기도를 바친다. “예수 성심이시여, 마리아의 티 없는 성심과 일치하여 제 모든 기도와 활동과 고통을 우리 제대 위에서 계속 당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시는 지향과 함께 바칩니다. 특히 이 달과 오늘, 기도의 사도직 회원들에게 권고하신 지향에 따라 이를 당신께 봉헌합니다.”
인류의 절반 이상이 아직 구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기쁜 소식이 아직 많은 사람의 귀에 울리지 않고 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기 전에 인류가 처했던 똑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하느님 나라가 확장되고, 교회가 발전하고, 양떼가 하나 되고, 목자가 하나 되도록 마리아와 함께 기도하라.
오, 주님, 어서 오소서. 오시어 가톨릭교회의 사명을 축복하소서!
나자렛의 어린 아이 마리아, 성전에 있는 소녀,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리라는 큰 신비 속에서 성령의 활동을 자신의 영혼에서 점점 더 확실하게 의식한 소녀 마리아와 함께 기도하자.
1 Che sia: 라틴어로 “Quid sit” (이는 무엇인가? 무슨 뜻인가?)라는 뜻.
2 로마 1,1.
3 사도 9,15 참조.
4 요한 15,5.
5 루카 18,1.
6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본기도.
7 요한 1,3.
8 루카 1,35.
9 ‘계속 머물러 있었다’라는 말은 오래 잠겨 있었다는 뜻과 상통한다.
10 루카 1,28 이하 참조.
11 기도 사도직은 1844년 예수회 라미에르 신부가 프랑스에서 시작한 운동으로 그 조직이 널리 퍼졌고, 이를 교황 비오 9세가 승인했다. 정보지 「예수 성심의 배달부」가 그 가르침과 보급을 촉진했다. 몇 백만의 사람들이 알베리오네 신부가 아침마다 바치던 기도 “예수 성심이시여…”를 날마다 봉헌하며 실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