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좋은 한 해를 주시기를 바라면서 아기 예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이미 한 해가 시작되었지만, 우리는 주님을 위해서만 온전히 사용하기를 바라면서 모든 순간, 모든 날, 모든 달을 봉헌했습니다. 우리는 작년 한 해를 끝낸 것처럼 금년 한 해를 마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것이 예수님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세상을 위한 것, 자애심을 위한 것, 악마를 위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예수님을 위한 것이고, 오로지 예수님만을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그분만으로 충분합니다. 그분은 우리의 시작이요, 마침이요, 우리 삶 자체이기를 원하십니다.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1 (알파와 오메가는 그리스어 알파벳의 첫 글자와 마지막 글자입니다.) 모든 것이 그분을 향해 있어야 합니다.
감사로이 금년을 받아들이고, 이 해가 하느님께 더 큰 영광을 드리게 합시다. 금년이 그분께 속하기에, 아빠가 자기 자녀들에게 하듯이 우리를 양육하기 위해 매일매일 빵을 쪼개주시는 성부의 인도하심에 따라 금년을 보내도록 합시다.
그분을 굳게 신뢰하면서 금년을 시작합시다. 아기 예수님의 요람 주위에서 마음을 집중하여 영감을 받고, 베들레헴의 동굴로 들어가 예수님과 마리아와 요셉과 함께 머물기 위해 문을 닫는 모습을 그려봅시다. 그분 손에 입맞추고, 우리 구원을 위해 못으로 뚫리게 될 그분 발에 입맞추고, 우리 사랑을 위해 창에 찔리실 사랑하는 아기 예수님의
옆구리에 입맞추며 그분께 우리 결심을 봉헌합시다. 어떤 결심이어야 하는지 우리는 이미 생각했고, 이미 느끼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결심이 아주 분명해야 합니다. 새해의 새로운 삶을 아기 예수님께 말씀드립시다. 그분을 섬기고 싶다고, 결코 상처를 입혀드리고 싶지 않다고 그분께 말씀드리고, 그분과 더욱 일치되어 살면서, 우리의 결점과 용기 있게 싸우면서 매일 심장의 박동까지 그분께 드리겠다고 약속드립시다.
오늘 저녁에 우리 사제들이 사제의 의무를 갱신하듯이 세례성사의 서약과 수도서원을 갱신합시다. 예수님께 관대한 존재가 되겠다고 여러 번 맹세한 것을 거룩한 요람 앞에서 다시 공언합시다. 새해에는 우리의 건강이 어떠할지, 우리가 어떤 조건에 놓이게 될지, 세상과 악마가 우리를 어떤 식으로 유혹할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신뢰하라고, 아주 깊이 신뢰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하느님께서도 오늘 당신의 선물을 베푸시고, 금년 내내 당신의 은총을 나누어주실 것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물질적인 일만 아니라, 영적인 일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오늘 아침에 아기 예수님에게서 성탄 선물을 받도록 하십시오! 아직 받지 못했다면 계속 희망하고, 신뢰하고, 믿으십시오. 그분은 여러분에게 선물을 꼭 주실 것입니다.
신뢰해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이 바로 주님의 세례축일입니다. 오늘 아기께 “예수Gesù”라는 거룩한 이름이 주어졌습니다. 이 이름은 “구세주Salvatore”를 의미하고, 예수님의 특별한 직무를 나타냅니다. 그분이 세상에 강생하신 목적을 나타냅니다. “사람의 아들은 잃어버린 이를 구하러 왔기 때문이다Veni ad salvandum quod perierat.”2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우리를 위한 제물이 되시어 우리를 구원하셨고, 성체성사에서는 우리의 동료가 되셨으며, 하늘에서는 우리의 상賞이 되
셨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에게 용기와 신뢰가 필요합니다.
이 일 년을 살아가면서 우리 죄에 대한 생각이 우리를 머뭇거리게 한다면 오늘 우리를 찾아오셨던 구세주라 불리는 예수님을 기억합시다. 겸손과 우리 자신에 대한 불신 대신에 예수님을 신뢰하고, 우리를 위해 아무것도 아끼지 않으시는 아기 예수님의 성심께 신뢰를 드립시다. 그분은 우리를 곧바로 사랑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모든 고통, 모든 탄식과 눈물로 충분했음에도 십자가의 산제물이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신뢰해야 합니다. 단순함과 겸손함으로 그분과 함께 성성의 길을 걷는 사람은 쉽게 진보할 것입니다. 우리가 나이로는 어른이지만, 어른처럼 시작할 수는 없습니다. 영적인 면에서는 언제나 어린이이기 때문입니다. 아기 예수님께 말씀드립시다. ‘금년에 저는 당신의 걸음걸이를 살펴보면서 당신 가까이에서 성녀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당신 뒤에 숨겠습니다. 그러면 하늘에 계신 성부께서 당신을 통해 저에게 온갖 은총과 도움을 주실 것입니다.’
예, 우리가 어린이들이라면 모든 것을 얻게 될 것입니다. 어린이들에게 무엇을 거절하겠습니까? 어린이들은 가정의 희망이요, 아버지의 총애의 대상이요, 모성애의 대상입니다. 우리가 어린이가 되면 하느님의 마음이 부드럽게 되시어, 우리에 대해서도 성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을 되풀이하실 것입니다. “어린이들을 그냥 놓아두어라.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Sinite parvulos venire ad me.”3 우리를 귀여워해 주시고 우리를 축복해 주실 것입니다. 우리도 작은 이들이 되어 예수님을 신뢰하고, 그분의 은총과 그분의 자비만을 신뢰합시다! 예수님을 신뢰합시다! 우리 자신을 불신하고 하느님을 신뢰한다면, 그리고 매일 여러분의 확고한 희망을 새로이 한다면, 여러분의 한 해는 거룩한 한 해
가 될 것입니다. 희망하고, 더 높이 희망해야 합니다. 모든 희망을 거슬러 희망해야 합니다. 성인들은 그렇게 했습니다! 신뢰하고, 또 신뢰합시다. 예수님을 더 높이 희망합시다.
우리의 영혼 깊은 곳에서 열정이 솟아오를 때, 순명, 청빈에 대한 거부감을 시험받을 때, 그리고 많은 유혹에서, 그 다양한 어려움에서, 질병에서, 그 모든 것에서 영적 도움을 이끌어낼 수 있고 공덕을 쌓을 수 있음을 희망하고 또 희망합시다.
장애는 오히려 큰 공덕의 기회가 됩니다. 예수님의 생애를 숙고하십시오. 그 동굴에서 얼마나 가난하고 겸손하셨는지,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가난하고 겸손하셨는지! 베들레헴에서부터 충실하게 그분을 따릅시다. 갈바리아까지 올라갑시다. 그분과 함께라면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도와주실 때 짐은 무겁지 않고, 그분의 멍에도 무겁지 않습니다.4 그분과 함께 머뭅시다. 우리에게 일 년 동안 주님의 삶 전체를 요약해서 소개해 주는 전례를 따르듯이 그분을 따릅시다. 미사경본을 사용하는 것이 매우 유익할 것입니다.
오늘 성모님께 아기 예수님의 친구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씀드립시다. 성모님이 아기 예수님을 팔에 안고 계시는 동안 우리는 그분 곁에서 걸어갈 것입니다. 우리가 지치게 될 때 그분의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매일매일 인내로이 나아갑시다. “끝까지 견디어 내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5
* 1월 월피정 후 16절지 판형으로 인쇄된 묵상(pp.13-15). 원 제목은 “1937년 1월.” 저자는 “시뇨르 프리모 마에스트로”로 표기되어 있다.
1 묵시 1,8.
2 마태 18,11 참조.
3 마태 19,14.
4 마태 11,30 참조.
5 마태 24,13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