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기 예수님께 바치는 9일기도의 첫날입니다. 천사가 지극히 거룩하신 마리아께 알린 “주님의 탄생 예고”라는 오늘의 주제는 아주 적절합니다.
하늘에서 한 천사가 파견되었음을 생각해봅시다. “하느님이 천사를 보내셨다.”1 천사는 하느님의 뜻을 설명하기 위해 마리아께 왔습니다. 마리아가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는 것을 받아들이기를 바라신 하느님의 뜻은 하느님의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온 하늘이 마리아의 대답을 기다리고, 온 인류가 그분의 입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천사는 마리아의 가난한 집으로 들어갑니다. 가난하지만, 하느님께 대한 가장 아름다운 대답이 이루어질 그 방, 주님이 바라보시는 사람은 공주가 아니라, 한 겸손한 소녀입니다. 그녀에게서 모든 덕이 넘치는 것을 보셨기 때문입니다. 천사는 특별한 찬미로 마리아께 인사를 건넵니다. 하늘에서 그분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찬미입니다. 마리아는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던 것과 완전히 반대되는 그 찬미가 혼란스러웠고, 천상적 존재의 발현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자 천사는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2 하며 안심시켰습니다. 당신은 하느님께 은덕을 입었고, 구세주의 어머니가 될 것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3 이것은 ‘나는 동정서약을 했는데’라고 묻는 것입
니다. 천사는 다시 마리아를 안심시킵니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4
마리아가 이를 수락하자, 하느님은 당신의 영광을 누리시게 되고, 인간은 평화를 누리게 될 것이며, 천국이 인류에게 다시 열릴 것입니다.
우리는 이 신비 앞에서 마리아의 큰 겸손과 순결을 숙고해야 합니다. 마리아는 칭송받는 것을 혼란스러워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행한 아주 작은 선행을 인정받지 못하고 칭송받지 못할 때 혼란스러워합니다. 때때로 보이기 위해서 선을 행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선행 앞에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5라고 말하라고 하셨습니다. 선행을 하지 않을 때 죄를 짓는 것입니다.
마리아는 천사를 향해 감히 눈을 들지 못한 채, 자기 순결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마리아는 그 어떤 숭고한 존엄성과도 비할 수 없는, 원죄 없이 잉태된 순결이라는 아주 큰 은총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순결은 본성에 따르면 신중함과 정숙의 결과요, 은총에 따르면 기도의 결실입니다. 감각과 생각과 애정에 있어 신중하고 섬세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지혜로운 동정녀는 천사에게 신중한 용어로 짧게 대답합니다.
순결과 겸손은, 한 영혼을 더욱 귀하게 만들어 하늘의 영광 안에 높이 고양시켜 주는 두 가지 덕입니다. 겸손은 늦든 빠르든 들어 올려주지만, 교만은 늦든 빠르든 낮춰버릴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어떤 사람 앞에도 결코 나서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생각과 감정이 겸손하고 진지하도록 노력하고, 우리가 하는 말이 거짓된 겸손이 아니라 참된 겸손에서 나오는 것이도록 노력합시다. 우리
가 행한 일이 오직 하느님을 위한 것이도록 경계하고, 더 낮은 직무, 더 검소한 옷을 선택합시다. 땅에서 낮추어질수록 하늘에서 더 높이 올려질 것입니다.
마리아의 특권과 덕을 존경합시다. 특히 은총에 상응하는 그분의 덕을 존경합시다.
오늘 환희의 신비 제1단을 잘 묵상하고, 마리아의 겸손과 순결을 칭송하는 화살기도를 바칩시다.
* 한 장(21x30.8)으로 된 타자본. 원문에는 1939년 12월 16, “G.D.P.H. 묵상(프리모 마에스트로)”라고 적혀 있다. 타자본의 편집자들이 제목을 “성모님과 덕”이라고 붙였다.
1 루카 1,26: “Missus est angelus.”
2 루카 1,30: “Ne timeas, Maria.”
3 루카 1,34: “Quomodo fiet istud?”
4 루카 1,35.
5 루카 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