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알폰소는 예수님의 상처가 우리에게 구원을 주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큰 신뢰를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수난은 모든 병의 치료약을 갖춘 약국이요, 우리의 적을 이기기 위해 필요한 모든 무기를 공급해 주는 병기고요, 모든 은총의 원천입니다. 오늘 아침은 예수님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1) 우리 죄에 대한 깊은 통회, 죄의 용서와 하느님께 드리는 온갖 상처를 미워함 2) 덕을 통한 진보와 인내 3) 미래의 삶을 위한 천국1이라는 세 가지 은총을 얻기 위해 그분의 상처에 깊은 신뢰를 둡시다.
수난을 당하시는 예수님께 대한 신심은 매우 유익합니다. 그 신심을 지닌 영혼은 훨씬 쉽게 덕행의 길을 걷게 되며, 죄에 대한 벌을 보속하고, 죽음의 순간에 큰 신뢰의 은총을 얻게 됩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분은 임종하는 이들의 위로요 피난처십니다. 우리는 십자가에서 특별한 은총을 받을 것입니다. 사순절 동안 고통을 겪으시는 예수님을 기리는 수많은 책이 출간되고 보급되었습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희생을 다룬 서적들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지혜, 어지심, 사랑, 자비와 권능으로 가득 찬 일곱 가지 말씀, 곧 우리에게 큰 신뢰를 불어넣어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1.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2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 누으시자마자, 군사들은 망치와 다른 도구를 사용하여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유다인들은 그분을 저주하고 모욕했지만,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그들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계셨습니다. 그들은 그분을 죽이기로 작정했는데, 예수님은 그들이 구원받기를 원하십니다. 성 베르나르도는 “오 주님, 당신은 얼마나 자비가 넘치시고, 당신의 온유함은 얼마나 풍성합니까! 당신의 생각은 저희 생각보다 얼마나 높으신지요! 죄인들과 불경한 자들을 넘어서는 당신의 인자하심은 얼마나 멀리 퍼져갑니까!”3 하고 외쳤습니다. 우리가 예수님께 상처를 드릴 때에도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거늘, 우리가 용서를 청할 때에는 우리를 용서하시기 위해 얼마나 큰 자비를 준비하고 계시겠습니까! 희망의 덕을 증가시키고, 우리 죄를 한층 더 미워합시다. 우리는 용서에 대한 희망을 더욱 확고히 다져야 합니다. 예수님의 선하심에 대한 우리의 바람은 결코 충분하지 않습니다!
2.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4 이 두 번째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께 용서를 청한 착한 도둑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갈바리아 동산을 가득 메운 무지막지한 자들, 눈먼 자들, 신성모독자들이 둘러싼 군중 사이에서, 이 죄수는 자기 죄에 대한 통회를 느꼈습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죄 없으심과 신성을 고백하고, 눈물에 젖은 눈을 들어 그분을 바라보며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주십시오Hodie mecum eris in Padadiso.”5 하고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그에게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하셨습니다. 죄의 노예상태에서 신음하는 영혼을 위한 위로 가득한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마지막 숨을 내쉴 때까지 희망의 출구를 열어놓으셨기에 당연히 위로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늘 천국을 염두에 둡시다! 고통을 겪고, 노동을 하고, 싸우고, 단념하고, 사도직을 하느라 고생합니까?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합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우리가 고생하고 고통을 겪을 때 받게 될 상을 생각합시다.
3.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6 새로운 사랑의 유언입니다. 구세주는 당신의 어머니를 모든 사람에게 어머니로 주셨습니다. 성 요한은 우리 모두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마리아의 자녀가 되는 것은 얼마나 큰 행운입니까! 지극히 거룩하신 마리아는 예수님의 총애를 받는 사람이며, 동정을 지킨 요한의 보호를 받게 되셨습니다. 마리아께서 우리에게서 멀어지시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죄를 조심합시다. 깨어있읍시다. 죄의 그림자까지도 두려워하고 피합시다. 순수한 마음, 맑고 투명한 지성을 유지합시다.
4. “목마르다.”7 구세주의 길고도 잔혹한 고난이 갈증을 일으켰기에 ‘목마르다Sitio’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갈증은 육신을 괴롭히는 갈증보다 훨씬 더 깊은 내적 갈증을 암시합니다. 예수님은 우리 영혼을 목말라하셨습니다. 이 타오르는 목마름은 아직도 꺼지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감실에서 당신을 사랑하기를, 당신과 일치하기를, 타는 듯한 당신의 목마름을 풀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며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사도직에 용기를! 지치지 맙시다! 예수님께 영혼을, 영혼들을 데려갑시다!
5.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8 예수님은 아버지 하느님께 당신 자신을 맡기시면서 우리도 맡기셨습니다. 예수님은 본성상 하느님의 아드님이시고, 우리는 입양된 양자입니다. 성 바오로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 그리스도의 공동 상속자9가 되었습니다. 깊은 신심을 가지고 “주님의 기도Pater noster”를 바칩시다.
6.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10 이 한탄은 수난을 겪으시는 예수님의 고통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죄가 막중함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인간의 죄를 한탄하시고, 특히 당신의 수난과 죽음에도 불구하고 잃어버리게 되는 이들의 죄를 한탄하십니다. 우리 역시 얼마나 자주 예수님의 성혈을 무용지물로 만듭니까! 우리는 거룩한 신앙의 장엄한 신비 앞에서 미지근하고, 냉랭하고, 무감각합니다. 구세주의 귀중한 성혈을 소중히 여기며 공덕을, 하늘을 위한 공덕을 쌓읍시다.
7. “다 이루어졌다.”11 예수님은 당신 사명을 완전히 성취하셨습니다. 하느님은 분노를 가라앉히셨고, 인간은 구원되었으며, 당신 사명은 완수되었습니다. 모든 것 안에서 성부의 뜻을 완수하셨습니다. 예언이 실현되었고, 구원이 이루어졌고, 하늘이 열렸고, 교회가 창설되었고, 성사가 제정되었습니다.
천상 스승에게서 하느님의 모든 뜻과 선을 완수하는 것을 배웁시다. 우리 성소에 응답을 드리며 하느님 은총에 깊은 신뢰를 둡시다. 하느님은 충실하십니다. 하느님을 신뢰합시다. 걷기 시작한 길을 항구하게 걷고, 용기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갑시다. 우리가 우리 성소에 진정으로 충실하게 임한다면, 우리를 향한 칭찬의 말씀을 늘 듣게 될 것입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12
* CI, 4[1939] 1-2에 게재된 묵상. “시뇨르 프리모 마에스트로의 묵상”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CI의 시기보다 더 정확하게 시기를 규명할 수 없었다.
1 Sant’ Alfonso M. de’ Liguori,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La passione di N. S. Gesù Cristo」, vol. II, p.200, 216, 226 참조.
2 루카 23,34.
3 S. Bernardo, “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강의” 3, 1, 3, 1, in SBO, V, 34.
4 루카 23,43.
5 루카 23,42.
6 요한 19,26-27 참조.
7 요한 19,28.
8 루카 23,46(불가타).
9 로마 8,17 참조.
10 마태 27,46.
11 요한 19,30.
12 마태 25,21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