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기에 스승의 발치에 잘 머물러 그분께 말씀드리고 경청하며 그분과 일치하면서 그분에게 우리 삶을 위한 은총과 축복을 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첫 번째 가르침은 천국을 향해 똑바로 가는 것입니다. 좌우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에 분심하지 말고, 매 시간 우리의 모든 의무와 활동을 잘 수행하면서 오직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지향으로 길을 잘 걸어가야 합니다.
주님의 뜻, 순명에 대해 묵상합시다.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것, 혹은 순명은 천국으로 향하는 확실한 길입니다. 그 길은 저 너머에 계신 예수님을 향하여 상을 받도록 똑바로 가게 하고, 우리에게 상을 주시기 위해 기다리시는 생애의 종착점에 이르게 합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1 라고 반복합니다. 그와 더불어 주님께 우리가 지상에서 하는 순명이 천국의 천사들의 순명을 닮을 수 있도록 청합시다. 천사들은 하느님의 뜻을 기쁘게 행하며, 모든 명령을 따르면서 하느님을 섬기는 일을 계속합니다. 천국에서 하느님의 뜻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무슨 활동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은 최고의 활동가이며, 천국에 있는 이들(사람, 모든 천사)은 지치지 않고 이 활동에 참여합니다. 천사들은 하느님의 뜻을 기쁘게 사랑으로, 신속하게 용기있게 행하면서 행복해합니다.
순명이란 규칙을 지키고 맡겨진 임무를 수행하며 시간표를 따르고 윤리적, 영적으로 고해 사제의 말을 따르며, 우리의 삶에 대해 주님께서 제시하시는 것에 순응하는 것입니다.
순명은 계명을 지키는 것이며, 의식주를 공동으로 하는 삶입니다. 순명은 하느님께 전면적으로 귀의하는 것이며, 우리 자신을 봉헌하고 하느님께 “저는 당신의 종입니다. 말씀하십시오. 제가 듣고 있습니다.”2 라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저는 당신이 원하시는 것만을 보여주시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저의 취향에 맞든 맞지 않든 당신이 주시는 명을 거절하지 않습니다. 오직 당신이 바라시는 것만 하고 싶습니다. 저는 당신 것이오니 원하시는 대로 행하십시오.” “당신 말씀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3 라고 마리아는 말했습니다.
순명은 모든 면에서 우리의 것을 포기하는 것으로, 신심 실천과 보속을 선택하는 것에서도 그러합니다. 순명하는 수도자는 개인적 원의나 생각,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등등, (모든 면에서) 자기 스스로 선택하지 않고 누군가와 함께 일하도록 정해 주는 대로 따르고, 자기의 취향이나 다른 것을 좋아하는 점을 경계하면서 하느님의 것이 되고자 합니다. 그러므로 순명은 자신을 이탈하여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을 행하겠다는 유일한 답을 하는 것입니다. 순명하는 사람은 이렇게 하느님의 손에 내맡겨 건강이나 질병, 그 어느 것도 선호하지 않으며, 이해를 받든 멸시를 받든, 오래 살거나 단명하거나, 이 집이나 다른 집, 이 장상이나 다른 장상, 이 자매 혹은 다른 자매를 더 좋아하지 않고 오직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것만을 바랍니다. 예수님은 “나는 언제나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한다.” 4 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 생애의 표제어를 ‘순명을 잘 하신 분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스승 예수님을 닮는다는 것이 첫 번째 순명의 동기입니다. 예수님은 어떤 길을 가셨습니까? 순명의 길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예수님은 당신 스스로 인도하시고 당신 뜻대로 하시는 분처럼 보입니다. 그분은 사실 우리처럼 악화된 욕정을 지니지 않으셨기에 틀릴 수 없습니다. 당신이 진리 자체이시고 성부의 지혜이시기에 속이지 않으십니다. 그럼에도 하느님의 아드님은 강생하시어 항상 순명하며 사셨습니다. 아버지의 뜻대로 강생하시어 베들레헴에서 가난하게 태어나셨으며 이집트로 피난하시고, 나자렛에 돌아오셔서 오두막집에서 사셨습니다. |
복음사가들은 예수님의 사생활을 마리아와 요셉에게 순종하며 사셨다고 요약합니다.5
어른이 되어서도 어렸을 때처럼 전면적으로 순종하기를 계속하셨습니다. 기도 시간, 노동, 휴식, 작은 것까지도 모든 면에서 순명하셨습니다.
모든 것이 요셉과 마리아에게서 정해졌으며, 예수님은 이에 순종하셨습니다. 수난이 시작될 때 그분은 겟세마니 동산에서 성부께 전적으로 순종하는 자세로 기도하셨습니다.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6 수난 중에는 당신을 죽이는 사람에게까지 순명하셨습니다. 도살당하는 무죄한 어린 양처럼 묵묵히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자신을 내주셨습니다. 모든 이들이 그분을 향해 온갖 조롱을 할 수 있었습니다.7 예수님은 성부께 온전히 내어 맡기셨으며, 이를 괴로워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으시고 마지막 순간까지 한결같이 평온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순명의 위대한 귀감이십니다.
두 번째로, 순명은 우리가 하느님께 드리는 큰 공경입니다. 청빈은 좋은 것이며, 정결은 이보다 더욱 좋은 것이며, 순명은 가장 좋은 것입니다.
규칙을 잘 준수하고, 순명으로 주어진 것을 충실히 이행하는 수도자는 칭송받을 만합니다. 그러나 장상이 회원에게 이것저것을 청할 때 강요를 해야 할 정도라면 수도적 정신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결정된 사항은 꼭 지켜야 합니다.
공동생활, 규칙준수는 일반적인 덕입니다. 자신의 것을 포기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곧 이것은 우리의 가장 좋은 부분을 드리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우리의 주인으로, 우리를 그분의 종으로 인식하고, 그분은 아버지이시고 우리는 자녀이며, 그분은 창조주이시고 우리는 피조물이며, 그분은 주 하느님이시고 우리는 아주 작은 자들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작은 벌레가 반역을 할 수 있겠습니까? 나자렛의 오두막집에 살고 계신 예수님을 본다면 교만한 우리의 마음은 혼란을 겪을 것입니다.
세 번째로, 순명하는 사람은 천국과 지상에서 큰 상을 받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심판자가 되시어 영원한 자리를 마련해 주실 것이기때문입니다. 잘 생각해 봅시다. 하느님께서 어떻게 갚아주실 것 같습니까? 우리가 취향을 따라 행한 것에 대해서입니까? 아닙니다. 오직 그분 만을 위해 행한 것을 갚아주실 것입니다. 심판의 날에 주님께서는 원통해하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저희가 당신 이름으로 예언하지 않았습니까?… 내게서 물러들 가라, 너희는 내가 바라는 것을 행하지 않았다.”8
주님은 우리 식으로 선택한 보속이나 신심 실천을 갚아주지 않으십니다. 성인들은 열정적으로 시작한 일을 당신들의 취향으로 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들은 정신마저도 인도받기를 바랐습니다. 모든 것을 행할 때 순명의 덕으로 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좋은 행동이지만 순명의 공로를 개인적으로 이용했다면 보상을 받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의 활동에 우리의 취향이 끼어들지 않도록 조심합시다. 오직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행합시다. 그러면 큰 상을 받을 것입니다. “순종하는 사람은 승리를 노래할 것이다.”9 |
이 지상에서의 하느님 뜻은 빛으로 옵니다. 이 빛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 꼭 해야 할 것을 말해줍니다. 어떤 사람은 이 일을 해야 하고, 다른 사람은 또 다른 일을 해야 합니다. 누가 직무를 맡는다면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며, 잘 수행한다면 큰 상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맡은 직무를 행하면서 개인의 교활한 생각이 끼어든다면 하느님의 보상을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것은 큰 위로가 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다양한 것을 행하도록 하십니다. 우리가 주님께서 맡겨주신 것을 행할 때 주님은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우리가 하는 희생에 당신의 은총을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큰 위안이 됩니다. 하느님과 함께 일한다면 참으로 많은 위로와 위안을 받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직무를 주실 때 은총을 준비하시어 그 일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힘과 빛을 주시며, 이에 따른 상을 준비하십니다. 누가 하느님의 뜻을 참으로 이행한다면 하느님께서 일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잘 이루어지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협력하는 것일 뿐, 중요한 부분은 주님께서 행하십니다. 누가 프로파간다를 잘 한다면 주님께서 중요한 부분을 행하시기 때문에 열매를 내게 됩니다. 하느님 없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아무것도 없습니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10 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순명 정신으로 빗자루질을 하거나 걸레질을 하는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가르치는 수녀보다 더 큰 공로를 얻을 것입니다. 성녀 소화 데레사가 자기의 온순함을 “예수님 손에 있는 공”11이라고 말한 것처럼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그러나 어렵습니다. 우리는 걸레처럼, 사용하는 사람이 원하는 대로 어느 곳에 사용하든 저항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온전히 하느님의 손 안에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취향과 뜻을 정당화하려고 수많은 구실을 댑니다. 자주 우리 자신을 속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만, 마음 깊은 데서는 우리의 뜻대로 하려고 합니다. 자신을 속이지 맙시다. 하느님은 마음을 보시어 우리가 당신만을 찾는지 또는 당신 뜻을 찾는지 우리 뜻을 찾는지 아십니다. 당신께 전면적으로 내어 맡기는지, 우리 자신을 찾고자 하는지 아십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행하는 것이 우리 삶을 위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천국에서 행하듯이 하느님의 뜻을 행합시다. 명령 받은 대로 온 힘을 다해 합시다. 때로는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겠지만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을 한다는 준비된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 천사들처럼 하느님 뜻을 행해야 합니다. 곧 올바른 지향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것보다 저것을 더 좋아하지 않고, 이런저런 일 때문에 성난 얼굴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하느님께서 착한 종에게 주시는 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속내가 얼마나 다른지 모릅니다.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을 주님의 뜻대로 하지만 자기 자신만 찾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람, 예수님의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1 마태 6,10.
2 1사무 3,10 참조.
3 루카 1,38 라틴어 원문: “Fiat mihi secundum verbum tuum.”
4 요한 8,29.
5 루카 2,51 참조.
6 마태 26,39.
7 이사 53,7 참조.
8 마태 7,22-23 참조. “저희가 당신 이름으로 예언하지 않았습니까?”
9 참조: 잠언 라틴어 원문: “Vir oboediens victoriam canebit.”
10 요한 15,5.
11 성면의 아기 예수의 데레사 수녀. 1887년 11월 20일 예수의 아녜스 수녀에게 보낸 편지 n.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