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는 사도들의 믿음이 혹독한 시험에 처하게 될 것을 아시고 그들의 영혼을 준비시키려 하셨습니다.1
오늘은 시련과 위로의 때에 필요한 자세에 대해 숙고합시다.2
우리는 생의 어느 상황에서나 인도하시는 분 아래에 있음을, 우리의 천상 아버지의 섭리 안에 있음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분은 당신 자녀를 방치하지 않으시고 모두가 성인이 되기를 바라십니다.
그분은 여러 길을 통해 자녀들을 인도하십니다. 기쁨과 슬픔의 시기를 거치게 하시지만, 항상 그들을 성화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계십니다.
주님은 자주 영혼들을 시험에 들게 하십니다. 어떤 때는 시험이 짧고 상대적으로 쉽기도 하지만, 길고 어려운 때도 있습니다. 또한 그분은 굴욕과 몰이해, 또 극심한 고통도 허락하시지만, 늘 당신 자녀들의 구원과 성인이 되게 하시는 목표를 갖고 계십니다. 그렇지만 그들에게 위로와 도움을 주시어 쓰러지지 않게 해주십니다. 영적 독서와 고해신부의 권고나 강론을 통해 비추어주며 좋은 영감을 주십니다.
또한 영혼이 좋은 걸음을 했다가 마치 빛과 힘이 사라진 것 같고, 주님께서 도움을 거두어 가신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를 도와주며 지원하기를 그치지 않으시고 완전한 승리를 얻기까지 부축하십니다. 이러한 일들
이 성녀 데레사나3 다른 많은 성인에게도 일어났습니다.
때로는 십자가를 지게 하시지만 온갖 아름다움과 감미로움을 맛보게 하십니다. 당신의 거룩하신 어머니께서 하셨듯이 당신의 수난에 결속된 것이 얼마나 숭고한지를 깨닫게 해주십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의 삶에는 항상 기쁨과 고통, 빛과 어둠, 시련과 위로가 교차됩니다. 주님께서는 극심한 갈등과 가장 치욕적인 유혹의 고통 중에 있을 때도 계속 도와주십니다. 바로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영혼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의 가장 아름다운 시련을 바칩니다. 오직 죄만이 우리를 주님에게서 갈라놓을 수 있습니다.
자신을 늘 아버지 앞에 있는 딸로 여겨야 합니다. 사실 세례로써 하느님의 딸이 되었습니다. 수도서원으로써 더욱 가까이 일치하고, 그분의 은총에 부응하기만 한다면 거룩한 창조자이신 그분께서 그녀에게 다가가 거룩한 장식으로 꾸미시며 언젠가 아름다운 천국에서 그분 가까이 앉을 자격을 주실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 영혼 안에서 행하시는 일 앞에 우리는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겠습니까? 우리는 “역경과 행운 사이”4 를 통과해야 한다는 것, 곧 고통과 위안 중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위안 중에 있을 때에는 우리가 시련에 처할지라도 사도들에게 하셨던 것처럼 주님께서 우리의 연약함을 지켜주시리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겸손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거룩한 변모 같은 위안 중일 때는 겸손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 대신 시련 중에는 신뢰를 실천해야 합니다. 어떤 처지에서든 우리의 의지가 하느님의 의지와 하나 되어야 하며, 결심을 새롭게 하여 결코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 십자가가 너무 무거운 것이라면 주님께서 더 큰 은총으로 도와
주실 것입니다.
위안 중에 있을 때에는 시련에 대비하고, 시험에 처할 때에는 인간적인 위로를 구할 것이 아니라 우리를 잘 위로해 주시는 주님과 성모님께 다가갈 것입니다. 십자가는 우리가 아직까지 지상에 매어 놓는 줄을 끊어버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풍부한 위안의 시기에 있거나 큰 절망의 때에 새로운 결심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굳건하게 서서 이미 결심한 것을 유지하며 우리가 받아들인 의무 곧 수도서원의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우리의 결심이 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평온한 빛 속에서 이루어지며, 우리가 어려움에 처할 때에도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요약해 말하면 ‘위안 중’에는 ‘겸손함’을, ‘시련 중’에는 ‘신뢰심’을 지니고 ‘늘’ ‘강인’해야 합니다. 영혼 가까이 있는 하느님의 섭리는 종종 신비롭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은총으로 영혼을 동반하시며 공로를 쌓을 기회를 주십니다. 죄를 지어 당신에게서 분리되지 않는 한 그분은 영혼을 저버리지 않으십니다.
어느 처지에서나 하느님과 하나 되어 있도록 합시다. 대단한 결심을 하지 말고 실천 가능한 결심을 하여 지속하도록 합시다.
거룩한 영감과 우리 안에 있는 은총의 움직임에 응답하기 위해 침묵과 기도 안에서 숙고합시다. 사람들과 말을 많이 하지 말고 하느님과 많은 대화를 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기도 시간을 많이 낼 수 없기 때문에 평소에 하는 기도를 아주 잘 준비하여 하도록 노력합시다.
* 내부 회람지 1940년 3월호 2쪽에 게재된 묵상이다. “2월 16-24일 로마에서 행한 대피정…”(내부 회람지 1940년 1월호 2쪽)이라는 기록이 있다. 3월 3일에 첫서원 허락을 받은 40명의 수련자들이 참석했다. 그 해 2월 18일이 사순 제2주일이었는데 그날 예수님의 변모에 대한 복음이 선포되었으므로 제목이 ‘예수님의 변모 복음’인데 내용상 부합하지 않아 (제목을) 바꾸었다.
1 마태 17,1-9 참조.
2 전체 묵상이 “영혼에게 일어나는 움직임을 알아차리고 인식하기에 관한 이냐시오의 규칙에서 영감을 받았다.”(「영신수련」 313-336항 참조)
3 아빌라의 데레사(1515-1582): 에스파냐의 신비가, 가르멜 회원, 십자가의 성 요한(1542-1591)과 가르멜회를 개혁한 교회 박사.
4 「준주성범」 3편 25장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