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주님께서는 오늘까지 여러분에게 허락하신 모든 은총에 화관을 씌워주시는 또 다른 은총을 주십니다. 삶의 마지막에 주님께서 선종을 허락하실 때 오늘까지 받은 모든 은총과 앞으로 받을 은총의 화관을 받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성바오로딸수도회에 확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은, 여러분이 받은 은총 중에서도 가장 큰 은총입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창조하시면서 여러분에게 지능과 확고한 의지, 그리고 좋은 성격을 주셨기 때문에 은총의 화관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세례성사를 통해, 견진성사를 통해,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를 통해 주님께서는 일반 신자들을 위한 은총과는 아주 다른 은총을 주십니다. 자신을 잘 준비하도록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여러분 안에 은총을 성장시켜 주셨습니다. 마침내 여러분은 성소의 은총을 받아, 다음과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스승님께서 오셨는데 너를 부르신다Magister adest et vocat te.”1 그 다음 응답의 은총, 받아들여지는 은총, 수도생활에 적응하는 은총을 받아 착복식과 수련기를 지내고, 이제 서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자연의 질서 안에서, 그리고 은총의 질서
안에서 받는 모든 선의가 가득한 화관입니다.
여러분의 열망과 기쁨을 완성시켜 주는 오늘을 위해 모든 것이 준비되었습니다. “주님께 청하는 것이 하나 있어 나 그것을2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사는 것이라네.”3
이곳은 하느님의 집입니다. 여기에 예수님이 사시고, 당신의 천사들이 거주합니다. 이곳에서 임종하는 이들은 위안을 기대하고, 연옥영혼들은 위로를 받습니다. 이 집에 종종 성인들이 오고, 인도하는 이와 인도받는 이들을 위로해 주기 위해 영원한 세상으로 들어간 자매들도 옵니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은총을 받았으므로, 오늘부터는 더 강력한 새로운 권리를 갖게 됩니다. “백배로 받을 것이고 영원한 생명도 받을 것이다.”4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여러분에게 제 마음속에 불타오르는 세 가지 사항, 여러분 머릿속에 강렬하게 새겨지고, 어디를 가든 품고 있기를 바라는 세 가지 사항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 첫째 사항은 널리 퍼져 있는 오류에 관한 것입니다. 아주 치명적인 해로운 오류입니다. 누가 첫 번째 계층에 속하고, 누가 두 번째 계층에 속하는가?5에 대한 것입니다.
모든 일에 있어서, 그리고 모든 장소에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은”6 예수님처럼 살아가는 사람이 첫 번째 계층에 속합니다. 모든
것은 겸손에 달려 있습니다. 밖으로 엄위로움을 드러내는 교황님이 가장 겸손한 분일 수 있습니다. 한편 영성체 때마다 감미로움에 젖어 있는 지식인은 오만하고 허풍스러울 수 있습니다.
바리사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7 세리는 어땠습니까? 이 두 사람 중에 과연 누가 첫 번째입니까? 멀찍이 서서 고개를 숙인 채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고 가슴을 치며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8라고 말한 세리가 첫 번째 계층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주 심각한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두 번째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경멸을 받는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두 계층 모두에게 해가 됩니다. 두 계층이 존재하는 것은 분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은 하느님의 뜻과 더 큰 선에 도달하려는 노력에 달려 있습니다. 모두가 더 큰 선을 열망하고,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여러분에게 해드린 말씀들은 “어떤 것들보다 유익한 것입니다.” 이 말씀이 여러분에게 깊은 인상으로 남아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성 아우구스티노는 “그대가 아주 높이 들어 올려지고, 하느님 가까이 도달하기를 원한다면, 겸손의 뿌리가 잘 뻗도록 하십시오.” “칭찬받고 싶은 사람은 겸손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겸손해야 합니다.9 특히 실의에 빠져있다고 느낄 때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기도를 반복하십시오. 이 기도는 모두에게 유익한 기도입니다. 이 기도가 두 번째 계층의 사람에게 유익하지만, 첫 번째 계층의 사람에게는 더욱더 필요합니다.
2. 두 번째 사항도 오류에 관한 것입니다. 첫 번째 사항보다는 덜 해로운 것이지만,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합니다. 여러분 중 어떤 이들은 전혀 올바르지 못한 근거를 바탕으로, 진보하거나 진보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하면서 ‘나는 더 많이 진보하기 위해 집에 있을 거야. 사도직은 발전이 없어.’라고 말하거나 또는 그 반대로 말합니다.
누가 진보하는 사람입니까? 누가 진보하지 않는 사람입니까? 누가 그 사실을 알 수 있습니까? 이에 대한 이론을 제시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것을 안다는 것이 인도하는 사람에게나 인도받는 사람에게나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진보하는 것인지 아닌지 알고 싶어하는 것은 좋지 않은 습관입니다. 우리가 잘 걸어가고 있는지 아닌지 너무 걱정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정말 잘 걸어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누가 진보하는 사람입니까? 공덕을 증가시키는 사람, 영혼을 은총으로 채우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진보하고 있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여러분은 은총으로 충만한 영혼을 보았습니까? 지상에서는 볼 수 없지만, 은총을 획득한 영혼은 분명히 성장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은 하늘에서 영광을 누릴 것입니다.
누가 진보하는 사람입니까? 하느님의 뜻을 이행하는 데에 자신의 온 존재를 쏟는 사람, 삶의 순간마다 하느님의 뜻을 찾고 단순하게 실천하신 성모님처럼 지성, 의지, 마음을 모두 기울이는 사람입니다.
진보에 관해 지나치게 골똘히 생각하지 맙시다. 때때로 앞으로 나아갔다고 생각되지만, 그것은 외적인 것에 불과합니다. 어떤 때는 우리가 겸손하다고 생각되지만 그럴 때일수록 진심으로 겸손해야 합니다. 성녀 데레사는 어느 날 자신이 많이 진보했는지 알고 싶어했습니다. 주님께서는 성녀에게 교훈을 주시기 위해 자기 영혼을 들여다보게 하셨습니다. 성녀는 자신의 추한 모습을 보자 곧바로 주님께 그런 모습을 보지 않게 해주십사 기도드렸습니다. 진보는 공덕과 은총의 증가로 이루어집니다. 겸손, 하느님께 대한 최대한의 신뢰를 지님으로써 진보를 이룩해야 합니다. 두 사람이 같은 수도복을 입고 다니고, 같은 길을 걷고, 똑같은 직무에 전념한다고 해서 두 사람이 똑같이 진보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을 섬기는 데 영혼, 지성, 의지, 마음을 다 쏟는 것입니다. 거기에 참된 의미의 진보가 있습니다.
‘오늘 나는 마음이 산란해.’라고 말하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산란함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주님께 대한 봉사에 모든 것을 다 쏟으십시오. 혹은, ‘오늘 나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좋습니다. 하지만 자기애가 그대에게서 공덕을 앗아가 하루를 빈손으로 끝내고 마는 것을 깨닫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3. 세 번째 사항은 사도직에 관한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사도직을 시작하게 될 것이고, 공덕의 화관을 머리에 쓰게 될 것입니다.사도직을 위해 더 지혜로워지고, 더 큰 선을 가져다주는 활동을 수행해야 합니다. 분원에서는 인원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실을 많이 맺게 해주는 지혜와 사랑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을 기억합시다. “당신께서는 즐거움을 많게 하시고 기쁨을 크게 하십니다.”10 지혜와 사랑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여러분은 모든 것을 두 배, 네 배, 여덟 배로 늘려나갈 것입니다.
지혜, 곧 늘려가야 할 바로 그 사도직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ㄱ) 단체를 대상으로 삼아야 합니다. 학교, 연맹 등. ㄴ) 책임자나 영향력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삼아야 합니다. 곧 본당신부, 교사 등. ㄷ) 협력자들, 보급자들, 열성자들을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ㄹ) 가장 넓은 영역을 선택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본당 도서관, 연간 정기구독 등. 가장 널리 영향이 미칠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성경활동, 교리활동, 성소자 등. 가장 높은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재능과 지능, 마음을 갖춘 사람들, 가장 열성적이고, 가장 풍족하고, 가장 자유롭고, 가장 건강하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각 본당의 신자 가정에 서적을 보급할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돌볼 사람이 있도록 해야 합니다. 눈에 덜 띄는 신중한 활동으로 사도직을 넓혀가야 하고, 더 안정적이도록 해야 합니다. 오늘 확보한 양을 위해서는 절반에 해당하는 사람들로 충분할 것입니다. 현재의 인원수로는 짧은 기간 안에 두 배의 결실을 얻게 될 것입니다. 각자는 ‘나는 온 힘을 기울여 나의 사도직을 행합니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많은 것을 요구하시지 않지만, 여섯 개를 가진 사람은 그것을 다 내어 놓아야 하고, 열 개를 가진 사람은 지성, 의지, 마음을 더 잘 활용해야 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활동을 배가시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이면지 한 장(33x22)에 등사본으로 된 본문으로 주제는 다음과 같다. “수도서원은 모든 은총의 화관이다. 세 가지 주의사항은 언제 어디서든 기억하고 실천해야 한다.” 성바오로딸수도회와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의 새 서원자들을 대상으로 한 권고다. 1938년 1월 20일의 서원식은 로마에서 첫 수련기를 지낸 이들로 두 가족 수도회의 수련자들이 섞여 있었다. 저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연대기에 프리모 마에스트로가 전례를 집전했다고 기록되어 있다.(CI, 2[1938] 1-2 참조)
1 요한 11,28.
2 원문에는 Unam petii a Domino, hac…으로 되어있다.
3 시편 27,4.
4 마태 19,29 참조.
5 수련기는 성바오로딸수도회와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가 함께 지냈다. C. A., 마르티니, 「성바오로딸수도회 역사」(서울-바오로딸), 364쪽 이하 참조.
6 루카 2,40 참조.
7 루카 18,11-12.
8 루카 18,13 참조.
9 S. Agostino, 「프로바에게 보낸 편지Lettera a Proba」, 130,1-15, CSEL 44,56-73 참조.
10 이사 9,13(불가타) 참조.